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춘향과 이몽룡은 신분을 초월하여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누었다. 그러나 과연 그것뿐일까? 두 사람의 사랑을 다르게 생각해 볼 여지는 없을까? 이몽룡은 어사또가 되어 춘향에게 다시 한 번 정절을 시험한다. 과연 이런 행위를 '사랑'이라고 불러도 좋을까? 한 여자가 목숨을 걸고 자신에 대한 신의를 지켜 주었다. 그런데 그 여자를 다시 한 번 시험하다니, 도대체 이몽룡의 이런 행위는 무엇을 시험하고 무엇을 드러내기 위한 것일까? 목숨을 건 춘향의 사랑은 이미 충분히 증명되었다. 따라서 이몽룡의 이런 물음은 오히려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나는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사랑을 받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다" 라는 자기 과시 말이다. 그런 말을 자기 입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