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기: 2019/08/29 - 피고인 박근혜-최서원-이재용에 대한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판결 요지 및 향후 파기환송심 전망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세 건의 전문을 읽었다. 세 판결 중 국정농단 사태의 전말을 담고 있는 피고인 최서원 등에 대한 판결(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의 핵심 판시 세 꼭지를 아래에 소개한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판결문 세 건의 전문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 대안으로 아래 내용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1.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 9. 15. 단독 면담에서 이재용에게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 삼성그룹에서 맡아주고,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달라.’라고 요청하였고, 2015. 7. 25. 단독 면담에서 이재용에게 승마 관련 지원이 부족하다며 다시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하고 있다.’라고 말하였다. 전 대통령은 위와 같이 두 차례 단독 면담을 하면서 그때마다 이재용에게 ‘좋은 말을 사줘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요구를 받은 이재용의 포괄적인 지시에 따라 … 승마 지원 관련 권한을 가진 공소외 3(실무자-인용자 주)는 최서원이 말 소유권을 원한다는 것을 안 후에는 최서원에게 말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공소외 3은 공소외 5(다른 실무자-인용자 주)를 통하여 최서원에게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였다.

… 이러한 경우에 이재용 등이 최서원에게 제공한 뇌물은 말들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뇌물로 제공한 것이 말들에 대한 액수 미상의 사용이익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고 일반 상식에도 어긋난다.”

2.

“전 대통령은 승계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와 직무권한을 가지고 있다. 특정 대기업집단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돕기 위해 전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은 그 자체로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사이에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라는 특정 단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 받아줄 만한 인적 관계가 없다. 전 대통령은 단독 면담 자리에서 이재용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지원을 은밀히 요구하였고,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지원 대상, 규모,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요구하였다. 이재용 등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정상적인 공익단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데도 이례적으로 큰 금액을 별다른 검토 없이 요구받은 내용에 따라 지원하였다. 지원이 이루어진 2015. 10.경부터 2016. 3.경까지 사이에 승계작업의 일부를 이루는 이 사건 합병(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인용자 주)에 따른 순환출자 고리 해소, 외국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강화, 삼성전자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의 현안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이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정상적인 공익단체가 아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큰 금액을 지원한다는 것 자체로 사회 일반으로부터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최서원은 대통령의 권한과 지위,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단독 면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고 전 대통령과 이재용의 단독 면담 일정을 미리 파악하여 전 대통령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문건을 전달하면서 이재용에 대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요청을 부탁하였다. 이러한 사정 등에 따르면 최서원과 전 대통령 사이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

3.

“대통령은 재정·금융·고용·산업 등 각종 경제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최종 결정하고, 행정 각 부의 장들에게 위임된 사업자 선정, 신규 사업의 인허가, 세무조사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도 직·간접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대통령은 위와 같은 각종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위하여 관련 분야의 기업 등에 필요한 이해와 협조 등을 구할 수도 있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로 기업의 활동에 직무상 또는 사실상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그러한 영향은 상황에 따라 이익 또는 불이익이 되거나 이익과 불이익이 복합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 전 대통령이 신동빈과 이재용에게 각각 케이스포츠재단 관련 추가 지원 요구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요구를 할 당시 신동빈과 이재용은 전 대통령에게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하였고, 그 후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로서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행위를 하였다. 전 대통령과 신동빈 사이에 그리고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사이에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부정한 청탁,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행위에 대가관계가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전 대통령의 요구는 뇌물 요구에 해당하고 신동빈과 이재용이 그 요구에 따른 것은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하여 직무에 관련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직무행위를 매수하려는 의사로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다(즉, 박근혜 및 그와의 공동정범인 최서원의 직권남용죄와 제3자뇌물수수죄, 신동빈 및 이재용의 뇌물공여죄가 각 성립함-인용자 주). … [이를] 전 대통령이 신동빈과 이재용에게 공포심이나 위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을 고지하였다고 볼 … 수 없다(즉, 박근혜 및 그와의 공동정범인 최서원의 협박죄는 각 성립하지 않음-인용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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