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계획&결과 756

기후정의를 위한 미래세대의 외침, 한국 헌재도 응답했다: 헌법재판소 2024. 8. 29. 선고 2020헌마389등 결정에 관한 단상

헌법재판소가 2024. 8. 29. 탄소중립법 제8조 제1항이 2031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등을 전혀 설정하지 않은 점이 청구인들 전원의 환경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2020헌마389등 결정, 헌법재판소에서 낸 보도자료는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게시본 참조). 보도자료를 보면, 우리 헌법재판소도 지난 2021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유사사건 결정(https://4hlrs.com/891 참조)과 거의 동일한 논증을 하여, 환경권을 직접 적극적으로 인정하였다기보다는 '환경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위반'을 헌법불합치 선언의 주된 근거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우리 헌법상 환경권, 특히 미래세대의 환경권 관련 근거조문은 독일 기본법상 관련 조항보다 추상적이다. 그래서 ..

이것저것생각 2024.08.29

미래세대의 기본권,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위한 독일 연방헌재의 첫 응답: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연방기후변화대응법 일부위헌 결정

ㅇ 공식 결정(영문본) 보기: https://www.bundesverfassungsgericht.de/SharedDocs/Entscheidungen/EN/2021/03/rs20210324_1bvr265618en.htmlㅇ 기사 보기(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93404.html지난 4월 29일(현지시각),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이하 ‘연방헌재’)는 연방기후변화대응법(이하 ‘기후변화법’) 중 2031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지 않은 부분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일부위헌, 1 BvR 2656/18, 1 BvR 78/20, 1 BvR 96/20). 해당 결정에서 연방헌재는 입법자가 2022년 12월 31일까지 2031년 이후의 온..

이것저것생각 2021.05.01

틀린 답은 아니지만 좋은 답도 아닌 판결: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 기각판결(대법원 2018오2, 2019오1)에 부쳐

비상상고는 (1) 이미 확정된 판결이 (2) 법령에 위반한 것임을 확인하고 (3) 그 위반한 부분을 파기하되 (4) 해당 확정판결의 피고인에 대한 효력은 그대로 유지하는 예외적 제도이다(형사소송법 제441조, 제446조, 제447조). 그래서 검찰총장만이 비상상고를 할 수 있고, 비상상고 사건은 대법원이 단심으로 재판한다. 즉, 대법원의 비상상고 인용 또는 기각 판결은 해당 비상상고이유에 관한 처음이자 마지막 법적 판단이다. 그에 따라 대법원은 통상의 상고심 판결과는 달리 비상상고사건 판결에 대해서만큼은 모든 책임을 오롯이 지게 되므로, 비상상고사건 판결서는 통상의 상고심 판결서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성되기 마련이다. 비상상고사건 판결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음미해야 한다. 이 사건 비상상고의 정확한 법적..

이것저것생각 2021.03.13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 법리, 축소적용 통해 사유재산권 보장 길 여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를 인정한 대법원 최신판례가 나왔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46630 판결). 해당 판례는 대법원 2019. 1. 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법정의견을 재확인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 법정의견은 (a) 사인(私人) 소유 토지에 대한 소유권자의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는 예외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b) 그 포기는 물권적인 것이 아니라 채권적인 것으로서 (c) 위 포기 관련 사정을 알고서 위 토지의 소유권을 승계한 위 토지의 특정승계인에게는 이전 소유권자가 한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의 효력이 그대로 미친다고 했다. 해당 판시는 원론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해당 판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토지를 공적 목적으로 사용..

이것저것생각 2021.01.19

이재용 삼성 부회장 환송 후 항소심 판결 전망과 그 함의

오늘(18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박근혜-최서원 국정농단 관련 판결(2019노1937)을 선고하는 환송 후 항소심 재판부는 환송 전 상고심의 판단에 따라 뇌물공여 및 횡령액이 86억여 원임을 전제로 선고형을 정해야 한다(https://m.yna.co.kr/kr/contents/?cid=AKR20210118033300004 참조). 환송 전 상고심 판결 당시와 비교했을 때 뇌물공여 및 횡령액을 적게 인정할 새로운 사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제1심에서 인정된 액수보다는 적고 환송 전 항소심에서 인정된 액수보다는 많다. 그래서 환송 후 항소심 재판부는 본형으로 제1심 선고형과 환송 전 항소심 선고형(집행유예의 대상이 된 본형) 사이인 징역 3년을 선고하되, 그 집행을 유예할지 말지를 두고 고민했을 것..

이것저것생각 2021.01.18

정경심 교수 제1심 판결의 (조금 다른) 형사소송법적 함의

판결 선고 후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정경심 교수 제1심 형사재판 판결문을 읽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23. 선고 2019고합738등 판결). 공소사실과 혐의가 많아서 판결문이 570여 쪽에 달해, 읽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판결문을 읽어본 결과 상급심에서 유무죄 판단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고, 다만 인정된 공소사실에 비해 선고형이 이례적으로 중한 것은 사실이어서 양형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판결 선고 소식을 접한 후 판결문을 읽기 전에 상급심에서 동양대학교 강사휴게실에 방치돼 있던 조국 교수-정 교수 소유 데스크톱PC 2대의 증거능력이 가장 유력한 쟁점으로 다투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해당 쟁점은 실제로 제1심 판결문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 것이 사실이나, 상급심에서 제1심 판단..

이것저것생각 2021.01.16

변호사시험 석차공개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법리적 타당성과 그 함의

* 서울행정법원 2020. 1. 9. 선고 2019구합64198 판결(원고 전부승소), 서울고등법원 2020. 6. 24. 선고 2020누32656 판결(항소기각), 대법원 선고 2020. 10. 15. 선고 2020두43319 판결(심리불속행기각)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고 또 성적순이 되어서도 안 되기에, 판결이 변호사시험법이 예정하지 않았고 변호사시험 도입 취지에도 맞지 않은 석차 공개를 기성 법조인들이 판결로 강제한 셈이 된 터라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민에게는 최대한 많은 공적 정보에 접근할 헌법상 기본권으로서의 알 권리(이는 표현의 자유에서 도출된다)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정보공개법 기본법리에 의하면, 위 판결에는 수긍할 수밖에 없다. 비교적 중요한 사건이라고..

이것저것생각 2021.01.12

피고인 전두환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제1심 유죄판결에 관한 단상

* 광주지방법원 2020. 11. 30. 선고 2018고단1385 판결 (항소) . 1. 1980. 5. 21. 발생한 상황에 관한 피고인 전두환의 회고록 내용 중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부분 (ㄱ) 천주교의 조ㅇ오 신부도 명백히 광주 불로천변을 향해 헬기에서 드르륵 하는 소리를 내며 기총소사하는 장면을 자신의 눈으로 분명히 보았다고 주장했다. (ㄴ) 이러한 주장은 헬리콥터의 기체 성능이나 특성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이거나 아니면 계엄군의 진아바 활동을 고의적으로 왜곡하려는 사람들의 악의적인 주장일 뿐이다. (ㄷ) 조ㅇ오 신부님은 90. 2. 23. 방영된 MBC의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노래'에서 인터뷰를 통해 '1미터 정도의 불꽃을 내뿜으면서 드르륵 드르륵 드르륵 3번이나 지축을 뒤흔드는 기총소사를 직..

이것저것생각 2021.01.11

균형잡힌 법리를 위해 고민한 타당한 결정: 검찰총장 징계처분 효력정지 결정에 부쳐

서울행정법원이 24일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대하여 한 정직 2개월 징계처분 효력정지신청을 인용했다(2020아13601). 검찰총장(이하 ‘신청인’) 측이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효력정지를 구했는데 법원이 ‘본안 (제1심)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효력정지 주문을 내서 형식상으로는 일부인용 결정에 해당한다. 다만, 이 결정으로써 신청인의 목적은 사실상 모두 달성되었다. 일반적으로 법원은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를 인용하더라도 그 시간적 범위를 처분 당사자의 권익 보장에 해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되도록 줄인 결정을 하고, 무엇보다도 이 사건에서는 본안 제1심 판결선고시점에 신청인의 임기가 이미 끝나서 설령 이 사건 징계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오더라도 그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 재판부도 이 사건 신..

이것저것생각 2020.12.25

정경심 교수 제1심 판결보다 중요한 장애인활동법 헌법불합치 결정

헌법재판소가 2020. 12. 23.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만65세 이상이거나 노인성 질환이 있어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급여(생활보조인 국가지원 등)를 받지 못하게 하는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 본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2017헌가22, 2019헌가8; https://m.yna.co.kr/kr/contents/?cid=AKR20201223110952004). 헌법 전공자들에게는 이 결정이 정경심 교수 형사재판 제1심 판결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환영할 만하다.혼자서는 거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지원제도는 모든 노인에게 제공되는 기초노령연금과는 제도의 성격과 필요성이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이 둘을 서로 연계해서 근거법률을 ..

이것저것생각 202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