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8

헌법재판소 2017. 12. 28. 선고기일 방청 기념 선고사건 논평

1. 고졸학력검정고시 출신자에게 교대 지원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입시요강에 대하여는 9:0 만장일치로 위헌결정이 나왔다. 고졸학력검정고시 출신 학생들의 평등권 및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극히 당연하고 올바른 결정이며, 2인 보충의견이 “현대사회에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는 자유권적 성격도 함께 갖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한은 자유권 제한에 준하는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해 심사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 특히 의미있다. 선고 직후 청구인단과 민변 소속 대리인(변호사)이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기자회견도 함께하고 왔는데, 청구인 학생들의 진학상담을 맡았던 대안학교 교사가 2018학년도 입시요강에도 여전히 같은 제한이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끝나버린 입시결과는 ..

이것저것생각 2017.12.28

덴마크식 황금삼각형 모델의 한국화(化)를 위한 제언

아래는 개인적으로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덴마크식 황금삼각형 모델을 우리나라 현실에 어떻게 변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든 생각. - 우선 1996년 노동법 (날치기) 개정 이후 시작된 현재의 편법적 도급/파견/(재)하청/비정규 계약직 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황금삼각형 모델의 핵심인 고용시장 유연화는 우리나라에 섣불리 적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 노동시장 및 관련 법제가 표면적으로 그다지 유연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사용자 측에서 그 법제들을 피해 인력 충원 및 순환을 충분히 빨리 시키고 있다는 것과 노동자 측에 그리 유리하지 않은 법적/사회적 환경이라는 속사정을 고려하면 한국 노동시장은 사실상 이미 꽤 유연하다. 이 상태에서 노동시장의 추가 유연화는 '사회적' 생산성의 증대가 아니라 사용자 측의..

이것저것생각 2014.12.27

<민주주의의 민주화>를 위한 단상

민주주의의 민주화 저자 최장집 지음 출판사 후마니타스 | 2006-06-1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저자 서문 중에서 이 책은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실천 혹은 한국 ... 글쓴이 평점 1. 갈등은 민주주의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조건이고 원동력이다. 갈등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중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자'는 부정적 개념이 아니라 같이 이야기할 대상이고 존중해 줄 대상이다. 사실 국민의 다수는 어떤 형태로든 노동을 하고 있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진정한 실현을 위해서는 모두에게 '자유의 실질적 평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등장한 '신계급'별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정치적으로 표출할 언로가 보장돼 있어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정당정치를 활성화하는 건 그..

이것저것생각 2014.01.01

표현의 자유, 그 본질이 존중받고 보장되는 사회를 향하여: 《진실유포죄》를 읽고

진실 유포죄저자박경신 지음출판사다산초당 | 2012-05-07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참된 민주주의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다!법학자 박경신, 대한민국...글쓴이 평점 진정한 표현의 자유는, '지나친' 표현의 가능성을 전제한 민형사적 규제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 '열린' 견해 표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전제한 법적, 사회적 인정을 중시할 때 비로소 보장될 수 있음을 상기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가 책 전반에서 주장하는 내용, 곧 우리나라 형법상 명예훼손·모욕, 민법상 명예훼손에 기한 손해배상 및 통신관련법상 실명제와 콘텐츠에 대한 행정기관의 포괄적 심의의 성립요건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것에 공감하며 동의한다. 저자가 헌법정신에 의거해 표현의 자유를 분석하고, 그 분석과 표현의 자유 관련 세부 사례에 대한 법..

이것저것생각 2012.11.20

민주적 사법권의 확립을 위한 법과 정치의 공존과 그 역할

필자는 정치학과 법학 모두에 흥미가 있으며 그 둘을 함께 활용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사회의 민중친화적 발전을 이끌고자 희망하는 법조인 지망생이다. 그러나 법은 정치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두 학문을 어떻게 접목해야 하고 그 결과를 다시 현실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최근 고민을 많이 해 왔다. 그러던 중 《법률가의 탄생: 사법 불신의 기원을 찾아서》(이국운, 2012) 의 법정치학적·법사회학적 분석 내용을 읽으며 그 고민에 대한 훌륭한 답을 찾았다. 법에 부당한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서의 정치, 곧 '그들만의' 정치와 법이 적극적으로 바꾸고 발전시켜야 할 대상으로서의 정치, 곧 '모두의' 정치는 다른 것이다. 그리고 전자를 견제하고 후자를 북돋우기 위해서 법의 장벽은 낮아야 한다...

이것저것생각 2012.10.23

해방 직후 과도기적 헌정사에서 찾는 사법 불신의 근본 원인: 《법률가의 탄생》 1장을 읽고

법률가의 탄생저자이국운 지음출판사후마니타스 | 2012-04-23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좋은 법률가 없이, 좋은 민주주의는 없다!사법 불신의 기원을 찾...글쓴이 평점 저자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에 입각하면 사법권 역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주지시킨다. 그렇다면 "사법의 민주성은 사법의 독립성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요청되는 헌법적 가치"이며 "사법권의 독립이라는 명제는 어디까지나 입법적 대표나 행정적 대표들과 비교해 사법적 대표의 독특성을 나타내는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저자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법부의 구조와 체계는 사법부의 독립을 '사법부의 독점'이자 '사법우월주의의 실현'으로 해석하면서 출발한 탓에 사법의 민주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고..

이것저것생각 2012.10.18

곽노현 확정판결의 타당성에 대한 법리적 분석: 파기환송의 원칙을 중심으로

곽노현 확정 판결, 파기환송 안 했지만 법리에 맞다 대법원이 원심법원(고등법원 또는 지방법원 합의부, 곽 교육감 사건의 경우는 고등법원)에 사건을 파기환송하는 경우는, 원심에 중요한 법리 오해가 있고 그 오해로 인해 원심법원이 사실심리 과정에서 사실을 잘못 판단하는 오류를 범했을 경우이다. 사실심, 즉 사실 자체에 대한 조사와 판단과 법률심, 즉 사실심에 의해 판단된 사실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모두 진행하는 1,2심법원과 달리 대법원은 법률심만 진행하기 때문에, 사실심의 오류를 자체적으로 시정할 수 없어서 하급법원에 대법원이 제시한 올바른 법리판단에 의거해 사실심을 제대로 진행한 후 다시 판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원심이 법리를 오해하여 법률심에서 오류를 범했지만 그 오류로 인해..

이것저것생각 2012.09.28

[서평] 우리 사회를 움직인 판결 - 전국사회교사모임

우리 사회를 움직인 판결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전국사회교사모임 (휴머니스트, 2007년) 상세보기 판례는 생활 속의 크고 작은 다툼에 대한 법적 해석을 확정함으로써 하나의 새로운 사회적 질서를 확립한다. 또한 판례는 이 책의 저자들이 머리말에서 밝히듯이 “법전에 건조하게 자리하고 있는 법조문들이 어떻게 현실 사회에 호흡”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창이다. 판례에는 법조문을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한 흔적이 드러나 있고, 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이 판례를 소설 읽듯이 재미있게 읽기는 어렵다. 어렵고 딱딱한 법률 용어들이 한두 개도 아니고 무더기로 등장하는데다가 판결문에서만 사용하는 다소 어색한 표현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이것저것생각 201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