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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바른 길, 법조인의 참된 길: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를 읽고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저자천정배 지음출판사강 | 2007-01-25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인권변호사 출신 정치가 천정배와 시민운동가 차병직의 진솔한 대화... 법은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면서 합의 하에 만든 생활 규범이다. 그래서 그 규범은 사람들의 생활을 질서 있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법이 오히려 힘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을 소외시키고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성문화된 규범의 형태로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법이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법은 국민들의 생활 터전과 사실상 다른 세계에서 존재한다. 그 곳에서 법은 다수의 범..

이것저것생각 2012.06.29

어떤 밝음: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환한

오늘따라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번 기말고사가 대학을 결정지을 마지막 시험이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껴 그 생각에 골몰하다 보니 정작 공부해야 할 책 내용엔 집중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멘붕’에 빠져 특별한 소식도 없는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하릴없이 스크롤하고 있는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엄마였다. 가벼운 폐렴으로 입원하신 할아버지를 간호하시느라 피곤한 와중에서도 아들 생각이 나서 전화하셨다는 엄마께, 나는 힘내시라는 한 마디를 해 드리기는커녕 오늘따라 공부가 잘 안 된다고 투정만 계속 부렸다. 그런데도 엄마는 당신이 힘들다는 기색은 조금도 하지 않으신 채 밝은 목소리로 나를 격려해 주셨다. “우리 아들, 오늘 힘든 모양이구나. 그래도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좀만 더 힘내면..

이것저것생각 2012.06.24

감시를 이겨내는 또다른 감시, 자기반성

푸코에 의하면, 개인의 모든 행동은 권력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수동적인 것이다. 계보학적으로 살펴보면 권력이 개인의 생활 전반에 침투해서 우리를 감시하려 하기 때문에, 거기에 익숙해져 '감시의 내면화'가 이루어진 나머지 개인 스스로 권력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 감시는 타인이 타인의 뜻에 따라 우리를 조종하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분명히 부정적인 것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감시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정 수준의 감시는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완벽할 수 없기에, 어느 순간 평상시와 달리 자기도 모르게 나른해지고 해이해져 섣부르게, 또는 무책임하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 조여왔던 마음의 고삐를 잠시 놓친 그 순간, 우..

이것저것생각 2012.06.19

두 타자: 'The other'와 'Others'

강신주는 레비나스의 논의를 활용하여 타자는 ‘전체’가 아니라 ‘무한’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체는 유한한 개념으로서 우리 자신의 세계 안에 있어 우리가 온전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무한은 말 그대로 끝없이 퍼져나가서 우리가 잘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와 다른’ 타자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우리에게 타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히 알 수 없는 무한 속의 존재이다. 반대로 타자를 ‘전체’로 파악하려고 하는 것은 오만한 행위이며,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타자를 우리 자신의 관념만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는 타자를 일컫는 두 영어 단어 ‘the other’와..

이것저것생각 2012.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