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와 의회주의 부분 리딩을 하다가 문득 우리나라 민주당이 공당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해진다. 지금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기존의 잘못을 보완하려고 반성을 해도 내분에 휩싸인다. 그래서 당 지도부를 중립에 가까운 사람들로 재구성해도 그 내분을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
의회 기능의 약화 자체는 사회적 의제가 워낙 전문화되고 다변화돼서 어쩔 수 없다고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그 중에서도 특히 소수당)의 궁극적 기능은 행정부의 전횡을 견제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당 내부 계파 갈등에 당력을 소모하느라 전국적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의원들이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요즘 보면 그 개인적 이해관계가 자기 지역구 이익을 대변하는 것조차 아닌 경우가 꽤 있는데, 그것은 더더욱 정당화하기 어렵다. 그러면서 어떻게 기존 의석을 유지하고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것인가.
물론 민주당 의원들 전체가 그런 건 아닐 것이고, 그래서 그들 모두를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유권자 눈에 비친 민주'당'은 지금 그렇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책적 지향은 나와 다르지만 이상의 관점에 한해서만큼은 의회를 구성하는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어떤 의제에 대해 당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내고는 있으니까.
+덧. 그나저나 작년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로 아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린 진보정당들은 어떻게 해야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말 우리나라는 보수정당, 그 중에서도 더 보수적인 정당의 일당우위체계로 가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