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재구성

등급제 수능의 문제점

Super:H 2007. 12. 15. 15:09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적용된 등급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학생들의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하지 못합니다.
등급제는 '비슷한 실력의 학생들', 즉 점수가 비슷한 학생들을 묶어
등급별로 나눈 후 등급만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점수가 비슷한 학생들을 실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는 기본부터가 잘못되었습니다.
확립된 기준 없이 점수로만 학생들을 구분하는 것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평가원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특정 등급에 학생들이 편중된 과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수리 가의 경우, 1등급을 받으려면 사실상 만점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 틀린 97점과 세 개 틀린 91,2점이 2등급으로 같은 실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또, 수리 가와 다른 과목을 비교해 보면 수리 가 97점은 2등급이지만 수리 나 97점은 1등급입니다.
분명히 학생은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는데, 자신의 실력이 사실상 하향 평준화되는 것입니다.

둘째, 제대로 된 교육을 실현할 수 없게 합니다.
등급제로 인해 구분되어 버린 학생들이 거기에 맞춰 대학에 입학할 것이 뻔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춘 대학 교육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등급제에 의한 평가를 통해 성적을 평가받은 학생들은,
97점이든 92점이든 똑같이 2등급이 되어 똑같은 실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로 간주됩니다.
실력 차이가 분명히 눈에 보이는 두 학생에게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어떤 교육 방식을 채택해든 간에
한 학생, 또는 두 학생 모두에게 적절한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게 되어
교육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수준에 맞춰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된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해 우리나라 전체의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등급제 수능은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등급을 학생의 전체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 있지만,
학생의 실력 자체를 판단하는 수준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의 전체적인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등급을 제공하되,
대학 입학 등에 사용되는 객관적인 평가 자료로는 원점수를 제공하여 더 큰 비중을 두는
등급과 원점수를 혼합한 수능 채점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