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재구성

대구 PC방 "시간당 300원" 출혈경쟁

Super:H 2008. 1. 17. 14:53
[쿠키 사회] "아마 대구의 PC방 이용요금이 전국에서 제일 쌀 겁니다." 대구의 한 PC방 업주의 하소연이다. PC방을 차리는데 2억원을 투입했다는 그는 "시간당 300원을 받고 인건비와 월세, 인터넷 요금, 전기세 등을 내려고 하니 너무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 시간당 700원을 받는다는 또다른 PC방 업주는 "PC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서비스로 승부를 걸 생각으로 다른 곳보다 100~200원을 더 받는데, 비싸다는 고객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대구지역 PC방 업계가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저가 출혈경쟁으로 '죽을 맛'이라며 아우성이다. 대구지역의 시간당 PC방 이용요금은 300~500원대. 1천원 이상을 받는 서울, 부산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PC방 업주들은 최소 800원을 받아야 하지만,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이어지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PC방 상권도 크게 위축됐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대구에 1천800개 넘던 PC방이 현재 900~1천 개 수준으로 줄었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칠곡 3지구, 성서 계명대 일대의 PC방 업주들은 아예 파격적 요금을 내건 신규 PC방의 진입을 자체 방어하고 있기도 하다.

대구지역 PC방의 저가 출혈경쟁은 2003년 PC판매업자 출신의 일부 업주 때문이다. 당시 PC판매업을 한 이들이 PC방을 개업하면서 가격대를 확 낮춰 손님을 끌어모은 뒤 1천만원 이상의 높은 권리금을 받고 되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구미, 포항 등에 진출해 같은 행태로 영업을 하면서 가격대를 혼란시킨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배명효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대구지부장은 "지금의 무차별적인 가격경쟁보다 PC방 내부의 밝기, 환기, PC관리 등으로 승부하는 상도의가 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영남일보 최수경 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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