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교육청 영재교육원 3차 시험을 봤습니다.
오전에는 학문적성검사라는 필기 시험을 보고
점심 식사 후에는 인성 면접을 보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시험도 그럭저럭 쉽고, 면접도 별로 어렵지 않았지만
정말 짜증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들어오는 감독관마다 너무 답답했다는 것이죠.
오전에 학문적성검사 담당하는 감독관은
자기가 허둥지둥 더 정신없이 들어와 놓고는
친구와 조용히 떠들고 있던 아이를 괜히 혼내더군요.
그리고는 핸드폰을 앞으로 내라고 하면서
앞으로 나오지 않았던 학생들, 즉 저처럼 핸드폰이 없거나
핸드폰을 가져 오지 않은 아이들의 대답을 듣고서도
두 번 세 번 똑같은 말을 되풀이해서 물었습니다.
또, 감독관 확인 도장을 찍을 때 자기가 잘못 찍어 번진 것을
학생이 시험지를 눌렀다며 학생 탓으로 돌리더군요.
그리고 면접 때 들어온 감독관은 들어오자마자 화부터 버럭 내더니
출석 체크를 한답시고 모든 수험번호를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더군요.
그 수험번호는 2차 시험 때 부여된 번호이고, 3차 시험 합격자는 2차 시험 응시자의 절반이기 때문에
그 수험번호를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면 없는 사람이 많은 건 당연한 건데
없는 번호마다 "야, 몇 번, 몇 번, 몇 번!!! 몇 번 왜 없어? 안 온 거야?" 했죠.
보다 못한 몇몇 학생들이 그 수험번호대로 부르면 안 되고
고사실 앞에 붙어 있는 좌석 배치도에 있는 수험번호만 부르면 된다고 했는데도,
"어, 알았다. 고맙다." 하고는 끝까지 2차 수험번호 순서대로 불렀습니다.
참 어이가 없고 답답하고 짜증났죠.
그 날처럼 삶에서 융통성의 중요성을 느낀 날은 없었습니다.
융통성이 없으면 그 당사자나, 주변 사람이나
너무 피곤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기 때문이죠.
여유롭고 편안한, 더 쉬운, 그리고 남들과 잘 어울리고 싶다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생각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융통성인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