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4

'페미나치'? '남성혐오'? DJ DOC 검열? 그런 것은 없다

나치즘과 검열과 (사회적 의미의) 혐오의 공통점은 강자가 약자에게 강자의 생각을 강요하면서 행사하는 폭력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마초나치나 여성혐오나 페미니즘에 대한 검열은 있어도 '페미나치'나 '남성혐오'나 반페미니즘에 대한 검열은 존재할 수 없다. 후자는 조어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다. 남성과 여성의 구도가 지금 우리 사회 구도와는 정반대인 사회가 있다면 전자와 후자의 존재가능성도 정반대가 되겠지만, 최소한 우리 사회 구도에서는 그러하다.약자가 강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어보라고 요구하는 외침은, 강자가 그런 외침에 귀를 막고 있거나 완전히 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과격할 수밖에 없다. 그 과격함은 약자 입장에서는 과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표현의 자유, 그리고 때때로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

이것저것생각 2016.11.29

영화 <부산행> 평론: 무능한 국가, 녹록지 않은 현실, 그러나 다시 인간성

​*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 2: 사회과학도로서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쓰는 평론입니다. (그래서?) 좀 길기도 합니다. 0. 이 영화에 좀비가 나온다는 것은 다들 알 터인데, 정작 왜 좀비가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고 KTX에까지 침투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되어 있지 않다. 물론 설명이 나오기는 하는데, 1에서 볼 주제와 그 설명이 상당 부분 연결된다는 - 연결되어야 -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설명이 2-3분 정도는 더 자세하게 나올 필요성이 있다. 다만 이 영화의 프리퀄 이 곧 개봉한다고 하니, 의 흥행을 염두에 둔 감독이 '에서 마저 얘기할테니 보러 오세요!'라는 의도에서 에는 일부러 나머지 설명을 누락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앞으로의 평은 모두 이 가정에 기초해 있음을..

이것저것생각 2016.08.05

자기착취 권하는 사회: 약한 해결책, 하지만 깊은 울림 (한병철,『피로사회』 서평)

피로사회 저자 한병철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2-03-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성과사회는 우울증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피로사회』는 현대사... 글쓴이 평점 현대인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일터에서는 더 안정적인 삶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일터 밖에서는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자기계발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인은 때때로 체력적·심리적 한계에 부딪히기에, 온종일 일하거나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조차 편안하게 쉴 수 없다. 경쟁사회 속에서 한 걸음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려면 자신이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에 항상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인은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한다. 한병철은..

이것저것생각 2013.06.03

이맘때 국회는

지금 국회는 아주 잘 돌아간다. 연중 잡혀드는 선거법 위반 사범들의 대행진은 이제 일상이다. 서로 법안 '열심히' 처리하겠다고 국회의원들이 일터인 국회를 부수더니, 싸운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렇게 치고 받던 사람들이 골프 치러 해외에 갔단다. 평상시엔 안 하던 일 끝에 몰아서 무력으로 다 하고, 일 끝나면 마무리도 안 됐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놀러 다닌다. 우리나라 국회. 때만 되면 치고받고 싸운다. 싸우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진다. 그러고는 다시 평범한 일상 업무만 보는 평소로 돌아간다. 임시국회 폐회 철이 다가오면 다시 치고받고 싸운다. 언론의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다 받고는 다시 조용해진다. 항상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국정 진행이 이 모양 이 꼴인 건, 뜯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여당이 무슨..

이것저것생각 2009.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