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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위안부문제 합의, 갈등의 현실적 종결이지만 새로운 시작이어야

이번 한일 위안부문제 합의는 정치적으로는 괜찮은 성과라고 본다. 일본이 '강제동원'과 '배상'이라는 말을 명시적으로 인정할래야 인정할 수 없었을 지금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이 이상의 합의가 나올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정부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역할을 다 한 것이다. 이로써 헌재가 확인한 한일청구권협정 조항 상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 대한 위헌적 부작위 상태는 해소됐다. 이번 회담에서 문제의 핵심인 법적 문제는 애초에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한 게 아니라) 그냥 논외였다고 한국 외교부-일본 외무성 양측이 공언했고, 불가역적 해결을 한다고는 했지만 거기에 '성실한 이행'이라는 전제를 걸어 놓았으니, 추후에 전향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그 전제를 명목으로 법적 문제에..

이것저것생각 2015.12.28

덴마크식 황금삼각형 모델의 한국화(化)를 위한 제언

아래는 개인적으로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덴마크식 황금삼각형 모델을 우리나라 현실에 어떻게 변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든 생각. - 우선 1996년 노동법 (날치기) 개정 이후 시작된 현재의 편법적 도급/파견/(재)하청/비정규 계약직 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황금삼각형 모델의 핵심인 고용시장 유연화는 우리나라에 섣불리 적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 노동시장 및 관련 법제가 표면적으로 그다지 유연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사용자 측에서 그 법제들을 피해 인력 충원 및 순환을 충분히 빨리 시키고 있다는 것과 노동자 측에 그리 유리하지 않은 법적/사회적 환경이라는 속사정을 고려하면 한국 노동시장은 사실상 이미 꽤 유연하다. 이 상태에서 노동시장의 추가 유연화는 '사회적' 생산성의 증대가 아니라 사용자 측의..

이것저것생각 2014.12.27 (2)

오바마 이민개혁 행정명령 연설에서 한국 법치의 위기를 읽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 생활 기반을 미국에 두고 있는 장기 불법체류자들에게 일시적 합법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을 공포했다. 이 행정명령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지만, 이를 공포하는 연설을 하면서 오바마가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보다 큰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그 함의를 확장해서 우리나라 법치—법에 기초한 정치—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이번 행정명령이 이민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미국 보수층 및 우리나라 일부 언론의 태도는 그의 이번 조치를 의도적으로 곡해하는 것이다. 오바마는 스스로 이번 조치가 그들을 "사면"해 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불법이민자들을 무조건 허용하겠다고 하지 않았다. 이는 행정조치를 내놓으며 그가 한 15분..

이것저것생각 2014.11.23

<민주주의의 민주화>를 위한 단상

민주주의의 민주화 저자 최장집 지음 출판사 후마니타스 | 2006-06-1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저자 서문 중에서 이 책은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실천 혹은 한국 ... 글쓴이 평점 1. 갈등은 민주주의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조건이고 원동력이다. 갈등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중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자'는 부정적 개념이 아니라 같이 이야기할 대상이고 존중해 줄 대상이다. 사실 국민의 다수는 어떤 형태로든 노동을 하고 있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진정한 실현을 위해서는 모두에게 '자유의 실질적 평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등장한 '신계급'별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정치적으로 표출할 언로가 보장돼 있어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정당정치를 활성화하는 건 그..

이것저것생각 2014.01.01

민주적 사법권의 확립을 위한 법과 정치의 공존과 그 역할

필자는 정치학과 법학 모두에 흥미가 있으며 그 둘을 함께 활용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사회의 민중친화적 발전을 이끌고자 희망하는 법조인 지망생이다. 그러나 법은 정치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두 학문을 어떻게 접목해야 하고 그 결과를 다시 현실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최근 고민을 많이 해 왔다. 그러던 중 《법률가의 탄생: 사법 불신의 기원을 찾아서》(이국운, 2012) 의 법정치학적·법사회학적 분석 내용을 읽으며 그 고민에 대한 훌륭한 답을 찾았다. 법에 부당한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서의 정치, 곧 '그들만의' 정치와 법이 적극적으로 바꾸고 발전시켜야 할 대상으로서의 정치, 곧 '모두의' 정치는 다른 것이다. 그리고 전자를 견제하고 후자를 북돋우기 위해서 법의 장벽은 낮아야 한다...

이것저것생각 2012.10.23

법의 바른 길, 법조인의 참된 길: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를 읽고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저자천정배 지음출판사강 | 2007-01-25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인권변호사 출신 정치가 천정배와 시민운동가 차병직의 진솔한 대화... 법은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면서 합의 하에 만든 생활 규범이다. 그래서 그 규범은 사람들의 생활을 질서 있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법이 오히려 힘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을 소외시키고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성문화된 규범의 형태로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법이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법은 국민들의 생활 터전과 사실상 다른 세계에서 존재한다. 그 곳에서 법은 다수의 범..

이것저것생각 2012.06.29

우리나라 환경관계법의 변천사

세계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 곧 환경권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972년이었다. 이 해에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환경문제의 본질을 알리고 그 해결을 위해서는 공통의 사상과 원칙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스톡홀름 선언(인간환경선언)이 채택되었다. 인간환경선언의 정신은 1992년 리우 회의에서 계승되어 더욱 구체화되었고, ESSD(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로 한 단계 더 발전하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전후의 폐허에서 급속한 산업화를 통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여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성장은 ‘인간’에 대한 고려 없이 공업화와 산업화에만 매달린, 지나친 압축 성장이었다. 게다가 국민의 경제력이 상승하면서 소비가 증가하게 되자, ‘공유지의 비극’이 ..

미주알고주알 2010.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