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가로막혀 있어도, 겨울의 하늘도 가을 하늘 못지 않게 청명하다. 그래서 겨울은 시련의 계절만은 아니다. 뭔가 어정쩡한 가을을 마무리하고 희망찬 봄을 빛내 주는 겨울은 가는 해와 오는 해를 어우르는, 정리와 새 출발의 계절이다. 나무에서 떨어져 바람에 흩날리다 어느 집 창문 틈 사이로 떨어진 저 나뭇잎에게 겨울은 자신의 존재를 잃는다는 시련일까, 다른 존재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희망일까. 말 없이 인간 세계와 하늘이라는 자연을 동시에 바라보는 나뭇잎에게, 하늘도 못 보며 숨 돌리지 못하는 인간의 겨울은 무엇일까. 인간이 만든 좁은 틈에서 창살 사이로 바라보는 그 겨울은 더욱 답답할지도 모른다. 스스로 만든 더러운 창의 덫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보다는 깨끗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