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재구성

우리의 따뜻한 마음은 진짜인가

Super:H 2007. 12. 18. 17:48

학교에서 어제부터 태안 원유 유출 사고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성금을 걷고 있습니다.
'천 원 이상' 이라는 조건이 붙었는데요,
정말 아이들 대다수가 딱 천 원을 성금으로 내더군요.
그걸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은 진짜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자선냄비나 각종 모금함에 돈을 넣고, 여러 가지 봉사 활동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진정한 마음일까요?
저는 대부분의 그런 활동은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닌 단지 표면적인 행동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그 단적인 예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봉사 활동을 들 수 있습니다.
내신 성적에 봉사 활동 시간 충족 여부를 반영하는 본래 취지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봉사 정신을 함양하고 계속하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점수를 깎이지 않기 위해 시간만 때우는 형식적인 봉사 활동으로 전락했습니다.
국가도, 학교도, 학생들도 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 했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표면적으로 행동한 것뿐이라는 것이죠.

성금을 천 원 이상 내랬다고 딱 천 원 내는 학생들이, 정말 남을 돕고 싶은 것일까요?
아마 학생들은 선생님이 안 내면 안 된다고 강제하니까 어쩔 수 없이 '자기 돈'을 낼 뿐입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불이익이 없으면서 손해는 최소로 하는 납부 하한선인 천 원을 맞춰 내는 것이죠.
이는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같이 가슴아파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하는
진짜 따뜻한 마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형식적인 도움 주기는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간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고 이웃 간에 인사도 잘 나누지 않는
우리 사회의 신(新) 악습이 계쏙된다면 그런 풍조는 점점 더 넓게 퍼져 나갈 것입니다.

이제는 진정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생활 태도를 되돌아보고, 내가 진정 어려운 이들을 보고 함께 아파했는지,
단순한 동정심이나 의무감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필요성을 느껴 실행한 행동이었는지 돌아 보고
'진짜 따뜻한 마음'을 세상 모든 사람들과 나눠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