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재구성

그들과 나머지

Super:H 2009. 2. 4. 19:43

이 글은 제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 밖의 모처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는 어떤 사람들에 대해 느낀 것입니다.
궁금하시면 포스트 하단 태그가 약간의 힌트가 될 수도..


자기들은 재미있다고, 관심 끈다고 생각하나 본데,
몇몇은 또 그게 재미있다고 그 기류에 편승했나 본데,
그들은 한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강한 자에게 목소리 낼 용기는 없으면서,
무의미한 딴지 걸기는 국가대표급이다.
고개 몇 번 끄덕여 주고 맞대응 몇 번 해 주면
그 사람을 자기 힘으로 손쉽게 정복한 줄 안다.
좋은 쪽도 아니고 나쁜 쪽이면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다고 좋아한다.

충고에 숨겨진 고통과 비애를,
동조에 숨겨진 냉소와 거부를,
그들은 읽어내지 못한다.
자랑스럽게 뱉어내는 그 볼썽사나운 말들로
그런 속마음 읽어내는 건 너무 어렵다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것들로 족하다고,
스스로의 무지와 몰상식을 드러내면서.

소리없는 나머지는 그들에게 이의가 없다.
그러나 무반론은 사실 무시의 또다른 이름이다.
이의와 반론을 통해 개선하고 싶지도 않고
개선할만한 가치도 없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머지는 그들에 대응하지 않을 뿐이다.

남의 속마음도 어려운 그들에게
자기 속마음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아주 잠깐의 자기 반성이 알려줄
'남에 대한 불평, 불만을 가득 쏟아놓으면서
그들 스스로에게 활시위를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수없이 많은 암시와 명시 속에서도 여태 모른다.


곧 그들은 새로운 '나머지'와 만난다.
그러나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그들에게
현명한 '나머지'는 무반응을 통한 무언의 메시지를,
무반응이라는 이름의 무시를 보란듯이 선물할테니.

그들이 나머지가 그들을 보는 시선의 진의(眞意)를 깨닫고
스스로 그 시선을 좋은 시선으로 바꾸려고 한다면,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평균 수준 정도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그들은 여느 때처럼
자유낙하하는 친구로서의, 대화 상대로서의 가치와 함께
스스로 무지하고 몰상식함을 동네방네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