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생각

한국 시골고교에 유학 온 외국인 여학생 3인방

Super:H 2008. 3. 16. 00:26
여강고등학교 외국인 여학생 3인방

인구 10만여명의 경기도 여주군. 읍내에서도 차로 20분이나 떨어져 있는 북내면 신접리 여강고등학교엔 이달 초 유학 온 외국인 여학생이 세 명이나 있다. 싱가포르 에서 온 아멜리아(16), 태국 이 고향인 마이(16), 중국 출신인 차이전지(蔡貞姬·17).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여강고등학교에 다니는 외국 학생 3인방이 친구들과 포즈를 취했다. 앞 줄 왼쪽부터 마이(태국), 차이전지(중국), 아멜리아(싱가포르)양. /박수찬 기자 soochan@chosun.com

이들이 굳이 전교생 340명인 한국 의 전문계 고등학교를 찾아 유학 온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 덕분. 이 학교 원어민 강사 미국 인 아서 미카락씨와 영어 담당 김주완 교사는 지난 2006년 위키피디아에 여강고에 대한 정보를 영어로 올렸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문의 메일이 쏟아지자 학교측은 지난해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영어 홈페이지까지 개설했다.

언어학자를 꿈꾸며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던 아멜리아는 지난해 초 웹서핑을 하다가 여강고의 존재를 알게 됐다. 부모님의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지난 12월 여주를 찾아와 원서를 넣었다. " 일본 어도 배워봤는데 한국어가 더 재미있었어요. 서울대 언어학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동방신기'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히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마이도 지난해 가을 인터넷을 통해 이 학교를 발견했다. "작년 11월 엄마, 언니와 학교를 둘러보고 마음을 정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가수가 될 거예요."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유학 온 차이전지는 한국에 일하러 온 어머니를 뒤따라 왔다. 인터넷으로 영문으로 된 학교 정보를 미리 접할 수 있었던 것이 학교 선택에 큰 도움이 됐단다.

고국보다 찬 한국의 봄 날씨도,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는 것도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이들은 마냥 밝았다. "한국 학생들이 친절해서 금세 친구가 생길 것 같아요. 내년 봄엔 감기도 안 걸리고 한국어 실력도 많이 늘겠죠."

[박수찬 기자=여주(글·사진) soochan@chosun.com ]
[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 ☞ 조선일보 구독하기 ] [ ☞ 스크린신문 다운로드 ]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