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생각

'친절전화 지존' LG전자 콜센터 가보니..

Super:H 2008. 1. 30. 11:51
[동아일보]

“저런, 그랬어요?” 맞장구치고

“저 같아도 화나죠” 고객 달래

2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6가 LG강서빌딩 3층에 있는 LG전자의 고객콜센터.

약 200명의 전화상담원이 고객의 각종 문의나 불만 사항에 응대하고 있었다. 한결같이 웃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상담원의 컴퓨터 모니터 옆에는 가로 15cm, 세로 25cm의 거울이 붙어 있었다. 고객과의 통화 도중 자주 거울 속 표정을 살피곤 했다.

이 회사의 고객콜센터를 총괄하는 최상규 상무는 “전화는 ‘소리 얼굴’이자 ‘보이지 않는 고객 창구’이다.

웃는 얼굴로 통화해야 고객에게 웃는 목소리가 전달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이 주는 ‘전화 민원 친절 대상’(기업 부문)을 받았다. 2006년에도 한국능률협회 주관 ‘콜센터 서비스 품질지수’ 평가에서 가전 부문 1등을 했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잇달아 ‘친절 1등’이 된 데에는 3중 4중의 고객 감동 장치가 숨어 있었다.

2개월간의 철저한 신입 상담원 교육 프로그램은 △미소 지으며 통화하기 △밝은 미소 및 정확한 발음 훈련 △경쾌한 표정을 만드는 볼 근육 이완법 등 상담의 모든 것을 가르친다.

‘불만 고객 응대 5단계’ 같은 상담기법뿐만 아니라 상담원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감정관리 8단계’ 등도 배운다. 예를 들어 8단계 중 두 번째는 “고객의 무리한 요구나 귀찮은 일에 대해 ‘좋다. 까짓것 이왕 해 줄 바에는 화끈하게 해 주겠다’고 크게 생각하라”고 훈련시킨다.

LG전자는 이곳을 포함해 대전, 부산, 경기 평택, 경북 구미, 경남 창원 등 총 6곳의 콜센터를 통합 운영해 대기 고객을 최소화하고 있다. 서울 고객을 구미나 창원의 상담원이 응대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

연간 총 1200만 건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이는 전부 녹음돼 상담원의 평가 자료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상담원 1인의 평일 상담 건수가 평균 160∼200건에 이르지만 어느 한 통화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 상담원은 “고객에게서 ‘매우 만족’이란 평가를 많이 받아 상위 5% 안에 들면 기본급의 20%를 성과급으로 받지만 반대로 ‘문제 상담원’으로 찍히면 특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LG전자는 최근 콜센터의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 업무를 결합하는 한편 불필요한 통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휴대전화, TV, 에어컨 등 제품별 전문상담원 체제도 도입했다.

“친절은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 경쟁’입니다. 그래서 더욱 어렵습니다. ”

회사 내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 받는 최 상무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하는 말이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