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재구성

사극, 진실과 거짓 사이

Super:H 2008. 1. 24. 17:09
사극이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사극의 역사왜곡 문제도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다. 정통사극은 그동안 역사공부의 한 장으로 인식되곤 했다. 제대로 된 사극 한편은 역사교육과 함께 역사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순기능이 있다. 그런 만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실 공방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MBC ‘이산’에 등장하는 혜경궁 홍씨는 정조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여인으로 등장하는데, 역사 속 혜경궁 홍씨는 그렇게 모진 여인이 아니라는 게 정설이다. 정조의 지나친 미화도 지적 대상이다.

내시를 소재로 한 SBS ‘왕과 나’는 왕비와 내시와의 사랑, 예종의 독살설 제기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왕비와 내시와의 염문설은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지만, 예종의 독살설은 아직 설로 그치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20%대를 넘긴 KBS ‘대왕세종’은 방영 초기에 충녕대군의 납치사건을 다뤘지만 이는 조선왕조실록에는 기록되지 않은 작가적 상상의 결과다.

퓨전사극을 표방한 KBS ‘쾌도 홍길동’은 홍길동이 서자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역사적 인물’ 홍길동의 이미지와는 닮은 점이 없다. 정통사극이 아니긴 하지만 의적 홍길동이 주는 주제의식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청률을 놓고 역사적 사실과 극적 재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만 하는 게 사극의 운명이다.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역사비틀기’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포츠월드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