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두환 재판관)는 17일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에 대해 “대통령이 부당한 방법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재판관 5 대 2(나머지 2명은 각하)의 의견으로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9조 1항이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정무직 공무원인 대통령은 특정 정파의 정책이나 이익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지만, 공명선거에 대한 궁극적 책무를 지닌 대통령의 선거 개입은 선거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높다”며 “선관위의 선거중립 의무 준수 요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대현·송두환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내어 “정무직 공무원에게 정치활동을 허용한 국가공무원법은 적극적인 선거운동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본안 판단에 앞서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권의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헌법소원을 낼 자격은 있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김종대 재판관은 “선관위의 경고 조처는 헌법소원 대상인 공권력으로 볼 수 없다”며, 이동흡 재판관은 이에 더해 “대통령의 발언은 공사 영역 구분이 거의 불가능해 기본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각각 각하 의견을 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 등을 통해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정책을 비난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선관위로부터 선거중립 의무 준수 요청을 받았고, 그 뒤에도 세 차례에 걸쳐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해 선관위로부터 ‘선거중립의무 준수 재촉구’ 조처를 받자 헌법소원을 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아쉽지만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그러나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과 반론을 제약하는 불합리 상황을 개선하고 정치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의 의미가 퇴색돼선 안 된다”며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정치적 자유 보장과 우리 사회의 후진적 정치체계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기 내내 말이 많던 노 대통령, 임기 말까지 이렇게 일을 버리고 자멸하는군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이런 일 없는 "올바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