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앙일보>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싫어하는 드라마’로 선정될 듯싶다. 중국에서 수차례 방영되면서 중국인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중국 주류 언론들까지 호평했던 그간의 성과를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조사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주도했다. 이 신문은 1일부터 중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인 신랑망(新浪網)·왕이망(網易網)·야후닷컴차이나와 공동으로 ‘가장 싫어하는 드라마’를 투표로 뽑고 있다. 다음달 중순까지 계속되는데, 10일 현재 대장금이 4만여 표로 1위다.
중국청년보는 앞서 8일에는 첫째 주 네티즌 투표 결과라며 문화면 톱뉴스로 이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지금 추세라면 최종적으로 대장금이 1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사는 중국청년보가 최악의 드라마를 뽑자는 취지에서 50개 드라마를 대상으로 시작했다. 드라마 품질을 개선해 보자는 의도였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 드라마로는 유일하게 대장금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대장금은 한국 제작진이 만든 한국 드라마다.
많은 중국 전문가는 “대표적 한류 드라마인 대장금을 의도적으로 흠집내려고 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중국중앙방송(CCTV)이 방영한 신상하이탄(新上海灘)·금혼(金婚)과 같이 작품성도 평가받고 시청률도 높았던 중국 드라마까지 이번 조사에서 ‘싫어하는 드라마’ 상위권에 올라 이번 투표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류가 확산하면서 중국의 일부 무책임한 대중문화계 인사들이 근거 없이 한류에 대한 혐오감을 퍼뜨리는 일이 있었다. 대장금과 허준 등 한국 드라마로 인해 중국의 전통의학인 중의(中醫)의 원조가 마치 한의(韓醫)인 것으로 왜곡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중국청년보가 흥분하기 쉬운 네티즌을 동원해 한류에 대한 견제심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의의 문화 경쟁은 양국의 문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쓸데없는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는 것은 양국 우호관계에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지난달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좋아하지 않는 이웃나라’로 한국이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양국 문화경쟁이 치열할수록 책임 있는 언론의 이성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청년보가 대장금을 투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싫어하는 드라마’로 선정될 듯싶다. 중국에서 수차례 방영되면서 중국인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중국 주류 언론들까지 호평했던 그간의 성과를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조사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주도했다. 이 신문은 1일부터 중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인 신랑망(新浪網)·왕이망(網易網)·야후닷컴차이나와 공동으로 ‘가장 싫어하는 드라마’를 투표로 뽑고 있다. 다음달 중순까지 계속되는데, 10일 현재 대장금이 4만여 표로 1위다.
중국청년보는 앞서 8일에는 첫째 주 네티즌 투표 결과라며 문화면 톱뉴스로 이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지금 추세라면 최종적으로 대장금이 1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사는 중국청년보가 최악의 드라마를 뽑자는 취지에서 50개 드라마를 대상으로 시작했다. 드라마 품질을 개선해 보자는 의도였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 드라마로는 유일하게 대장금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대장금은 한국 제작진이 만든 한국 드라마다.
많은 중국 전문가는 “대표적 한류 드라마인 대장금을 의도적으로 흠집내려고 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중국중앙방송(CCTV)이 방영한 신상하이탄(新上海灘)·금혼(金婚)과 같이 작품성도 평가받고 시청률도 높았던 중국 드라마까지 이번 조사에서 ‘싫어하는 드라마’ 상위권에 올라 이번 투표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류가 확산하면서 중국의 일부 무책임한 대중문화계 인사들이 근거 없이 한류에 대한 혐오감을 퍼뜨리는 일이 있었다. 대장금과 허준 등 한국 드라마로 인해 중국의 전통의학인 중의(中醫)의 원조가 마치 한의(韓醫)인 것으로 왜곡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중국청년보가 흥분하기 쉬운 네티즌을 동원해 한류에 대한 견제심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의의 문화 경쟁은 양국의 문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쓸데없는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는 것은 양국 우호관계에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지난달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좋아하지 않는 이웃나라’로 한국이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양국 문화경쟁이 치열할수록 책임 있는 언론의 이성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청년보가 대장금을 투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