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생각

日, 1972년 118명 숨진 화재 후 이렇게 바뀌었다

Super:H 2008. 1. 12. 23:27
<출처: 중앙일보>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東京) 시내 이케부쿠로(池袋)와 신주쿠(新宿)를 연결하는 신주쿠선 지하차도는 길이 6.7㎞의 지하 고속도로다. 시속 80㎞로 운전하면 약 5분 걸린다. 이곳은 안전대국 일본의 안전 제일주의 정신이 집약된 ‘종합 안전 기술의 전시장’이다.

10일 오전 11시쯤. 자동차로 이곳을 달려 봤다. 우선 터널 안 천장에 100m 간격으로 설치된 특수 카메라들이 눈에 들어왔다. 터널 전체에 있는 카메라 67대는 자동차 주행 상태를 24시간 파악해 관제실로 전송한다. 주목적은 화재 예방이다. 불이 나면 관제실 모니터를 통해 바로 현장 상황이 확인되고, 모니터에는 주행 상태의 이상 여부를 자동으로 알리는 문자가 떠오른다.

방재 시스템은 더욱 첨단이다. 자동 화재감지기가 터널 양 측면에 25m 간격으로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적외선으로 자동 감지해 관제실의 경보 시스템에 통보된다. 방재 장치의 핵심은 분무기. 센서로 터널 내부의 습도를 자동 감지해 건조하면 곧바로 안개 같은 작은 입자의 물을 뿌린다. 자동차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불꽃이 튀는 것을 막고, 화재 발생 시 조기 진화를 하기 위해 고안된 첨단 안전 장치다. 이를 위해 터널 천장에는 물을 공급하는 배관이 설치돼 있다.

터널 내부를 반쯤 통과하니까, 천장에 설치된 배기구가 보였다.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지 못해 불길이 번질 경우 터널 내부의 연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장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상보다는 가득한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가 더 많기 때문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운전자들에게 즉시 위험 상황을 알리는 경보 안내판도 가동되고 있다. 평소에는 도로 주행 상태를 보여주지만, 지진이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상황 안내와 대피 요령을 지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소화기와 소화전 역시 50m 간격으로 마련돼 있었다. 터널에 설치된 각종 장치들이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거나 위급한 경우 운전자들이 직접 진화하도록 한 기초 장비다. 운전자들이 직접 비상상황을 관제실에 알릴 수 있는 비상버튼이 50m, 비상전화가 100m 간격으로 있었다. 최후의 대비 수단인 비상구도 350m 간격으로 있다. 운전자들이 터널 내 안내방송에 따라 질식사나 압사를 피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처럼 열 가지도 넘는 안전장치를 한 것은 일본인의 철저한 안전의식에서 나온다. 일본에는 대형 지진이 잦다.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 붕괴뿐만 아니라 화재에 의한 인명피해도 매우 크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건물이나 터널 등을 설계할 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내진뿐만 아니라 방재 시스템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안전장치를 강화한 이 구간 지하 고속도로는 930억 엔의 경제효과까지 유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 때 교통체증을 20% 줄이고, 두 구간의 소요 시간을 3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단축했기 때문이다. 물론 교통사고도 크게 줄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일본도 과거에는 지금의 우리처럼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지난 1972년 118명이 숨진 대형 화재 이후 크게 깨닫고 이처럼 안전 설비를 갖추고 있답니다.
우리도 어서 만성적인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일본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