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동아일보>
대기 관측망을 갖춘 전국 66개 도시 중 경기 평택 고양 시흥 김포 화성 양주 이천시는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한 수준. 특히 양주시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m³당 91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 또 고농도의 이산화질소에 노출되면 만성 기관지염, 폐렴, 폐출혈 등의 병이 생길 수 있다.
○ 경기 양주시 미세먼지 전국 최고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2006년 미세먼지 오염도는 m³당 60∼68μg. 부산 등 5대 광역시(49∼59μg)보다 훨씬 나쁘다. 미국 뉴욕(22μg), 영국 런던(27μg), 일본 도쿄(32μg) 등 선진 대도시와 비교할 때 2, 3배 높다.
환경부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연간 기준치로 m³당 40μg을 권고하는데 한국은 자체 기준(70μg)을 겨우겨우 맞춘다”며 “기준치 이하라고 해도 국민이 안전한 대기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서울시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2005년 58μg에서 2006년 60μg으로 나빠졌다.
경기도 역시 수원 성남 부천 안양 안산 등 도내 5대 도시 평균치가 2005년 65μg에서 2006년 66μg으로 소폭 상승했다. 인천시의 오염도는 2005년 61μg에서 2006년 68μg으로 껑충 뛰었다. 1995년 76μg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
수도권의 대기오염이 악화됨에 따라 대기의 혼탁한 정도를 나타내는 가시거리(시정·視程)도 해마다 짧아진다. 2002년만 해도 서울 인천 경기(수원)의 연평균 가시거리가 13∼14km였지만 2006년에는 10.1∼11.4km 수준까지 악화됐다.
환경부는 또 2006년 전체 오존주의보 발령횟수(52회) 가운데 21회(40.4%)가 수도권에서 발령됐다고 밝혔다. 오존주의보는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일 때 발령된다.
○ 해법 오리무중… “2011년 돼야 기준 충족”
수도권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2081억 원을 지출했다. 올해는 2597억 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이처럼 투자를 늘리는데도 대기 질은 개선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대기 질이 눈에 띄게 좋아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유 차량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있지만 차량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줄지 않아서다.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는 대기오염물질도 골칫거리다. 특히 봄철에 전국을 뿌옇게 뒤덮는 황사는 미세먼지 평균치를 상승시키는 주요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미세먼지 오염도 기준을 크게 높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도시가 오염기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 질은 제자리인데 기준만 선진국형으로 강화했기 때문.
연간 미세먼지 오염도 기준은 m³당 70μg에서 50μg으로, 24시간 평균치는 m³당 150μg에서 100μg으로 상향 조정됐다.
선진국에 비해 대기환경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법을 개정했다. 새 기준은 2007년 1월 이후 관측하는 수치부터 적용된다.
2006년 자료를 새 기준에 적용하면 서울 전역을 포함한 수도권은 한 곳도 빠짐없이 미세먼지 기준치 초과지역이 된다. 환경부는 수도권의 대기오염이 심각해 2011년 이후에야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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