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재구성

네거티브 공방전의 홍수 속에서

Super:H 2007. 12. 11. 21:14
  이제 12월 19일 대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 지금쯤이면 대부분의 유권자가 후보들의 탄탄한 공약과 토론 자료 등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고 그 결정을 굳히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이와 정반대이다. 여러 여론 조사에 의하면 '지지 후보를 모르겠다' 또는 '지지 후보가 없다' 는 뜻인 무응답자 비율이 20%를 넘고 있고, 잘 보면 후보들의 공약 중 탄탄한 공약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공약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판단한다는 '메니페스토 운동'의 평가단원들도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신뢰성과 정당성을 판단할 만큼 기초가 굳건한 공약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상 현상의 근원은 '너 죽고 나 살자'는 후보들의 무차별적인 네거티브 공방전이다. 신문을 펼쳐 보면, 자신의 공약을 내세운 선거 광고는 없고 상대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거나, 아예 검증되지도 않은 상대 후보의 의혹을 사실인 양 내세워 무조건 비판하는 광고만 넘쳐난다. TV를 켜 보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를 어떻게든 눌러 보려고 검찰 수사 결과는 믿을 수 없다느니, 그 의혹 말고 다른 의혹도 많다느니, 그 후보가 내세운 공약들은 다 거짓말이라느니 하는 흑색 선전만 가득하다. 그렇다고 토론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토론에서는 원론적인 공약들만 내세울 뿐, 자신의 공약에 대한 깊은 성찰이나 검토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선거는 다른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물론 선거의 최종 목표는 당선이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은 불필요하다. 더군다나 그 비방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에서 문제를 찾는 것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후보는 자신의 공약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 주어야 한다. 어떤 공약이 잘못되었고 어떤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는 유권자들이 직접 판단할 문제이다.
  실제로 판단할 만한 공약 없이 서로 물고 물어뜯는 비방전만 계속되니, 대선을 1주일 남겨 놓고서도 유권자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면, 후보들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공약을 검토하고 성찰하여 탄탄하게 보완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