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의심 3

영화 <부산행> 평론: 무능한 국가, 녹록지 않은 현실, 그러나 다시 인간성

​*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 2: 사회과학도로서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쓰는 평론입니다. (그래서?) 좀 길기도 합니다. 0. 이 영화에 좀비가 나온다는 것은 다들 알 터인데, 정작 왜 좀비가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고 KTX에까지 침투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되어 있지 않다. 물론 설명이 나오기는 하는데, 1에서 볼 주제와 그 설명이 상당 부분 연결된다는 - 연결되어야 -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설명이 2-3분 정도는 더 자세하게 나올 필요성이 있다. 다만 이 영화의 프리퀄 이 곧 개봉한다고 하니, 의 흥행을 염두에 둔 감독이 '에서 마저 얘기할테니 보러 오세요!'라는 의도에서 에는 일부러 나머지 설명을 누락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앞으로의 평은 모두 이 가정에 기초해 있음을..

이것저것생각 2016.08.05

JTBC 삐딱하게 보기 +α: 더 균형잡힌 언론지형을 위한 합리적 의심

JTBC가 손석희 보도국장 영입 이후 (그리고 그 이전에도 종편 중에서는 그나마) 방송뉴스 면에서는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 언론지형에서 돋보인다. 하지만 그 위에 있는 게 결국은 삼성이라는 점에서, 이게 진정 의미있는 변화가 맞는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른다. JTBC가 잘 한다고 해서 보수 성향 언론사만으로 구성돼 있는 종편의 근본적 문제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JTBC의 이른바 '진보적'(보수언론이 다루지 않는 걸 다룬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보도가 빛난다고 해서 인권이나 복지, 처럼 진보적 이슈에 소극적인 삼성의 태도가 바뀐 것도 아니다. JTBC는 그 부분이 비판받을 만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거대자본이 자신들의 약점을 '물타기'..

이것저것생각 2014.05.11

아무리 '종북'이어도 내란은 다른 문제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1심 판결에 부쳐

정치적 성향 그 자체는 비판 내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상의 자유로 보호돼야 할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치를 옹호하는 사람에 대해서 비판할 때, '그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문제다'라는 게 아니라 '그 생각은 인륜과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고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문제와는 별개로 나는 분단국가라는 현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국보법이 필요악이고,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반할 수 있는 부분을 개정해야 하지만 부분적으로 존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가폭력의 수단으로 오남용되지 않는다는 전제는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고 그 전제는 어떤 이유로도 부정돼서는 안 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통진당 사건 피고인들의 국보법 위반 유죄에는 동의하는 바..

이것저것생각 201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