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4

'진땀' 난 카카오톡과 화난 국민, 그 너머 검찰과 언론자유

​오늘자 카카오톡 공지사항을 봤다. 텔레그램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으로의 '사이버 망명'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현실화되자 다음카카오도 위기감을 느꼈던 모양이다.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 때 이석우 대표가 한 해명은 '법이 그러니까 우린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들렸기에, 이번에 다음카카오가 '외양간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보안 강화와 영장집행 요구건수를 포함한 투명성 리포트 발간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건 늦었지만 반길 만한 일이다. 외국 메신저 프로그램 다수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한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는 카카오톡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문제는 압수수색영장과 도청(이건 실로 어마어마한 단어다)영장을 필요 이상으로 요청하고 발부하는 검찰과..

이것저것생각 2014.10.08

JTBC 삐딱하게 보기 +α: 더 균형잡힌 언론지형을 위한 합리적 의심

JTBC가 손석희 보도국장 영입 이후 (그리고 그 이전에도 종편 중에서는 그나마) 방송뉴스 면에서는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 언론지형에서 돋보인다. 하지만 그 위에 있는 게 결국은 삼성이라는 점에서, 이게 진정 의미있는 변화가 맞는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른다. JTBC가 잘 한다고 해서 보수 성향 언론사만으로 구성돼 있는 종편의 근본적 문제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JTBC의 이른바 '진보적'(보수언론이 다루지 않는 걸 다룬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보도가 빛난다고 해서 인권이나 복지, 처럼 진보적 이슈에 소극적인 삼성의 태도가 바뀐 것도 아니다. JTBC는 그 부분이 비판받을 만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거대자본이 자신들의 약점을 '물타기'..

이것저것생각 2014.05.11

세월호 유족들 청와대행에 경찰력 동원한 정부, 비판이 두렵다면 믿음을 달라

*모든 논의 이전에, 세월호 사고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그리고 희생자 유족분들과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생존자 여러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청와대를 가서 대통령을 보겠다는 유족(이제 사실상 생존 가능성이 없으니 안타깝지만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것 같다)들의 답답함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장의 잘못을 고려하더라도 해경은 초동대처가 늦었고(몇 분 늦은 것이지만 이런 긴급상황에선 그 몇 분이 생사를 가른다), 법정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우왕좌왕했고, 법정기구가 잘 못 하니까 임시로라도 빨리 수습해보려고 설치한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대책본부는 지휘체계 최상층을 분산시켜 빠른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건 이미 끝난 상황이..

이것저것생각 2014.04.20

사회과학도가 바라본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모든 예술은 어떤 형태로든 사회를 반영한다. 그래서 예술작품은 그 자체가 갖는 내재적 의미와 함께 사회를 투영하는 외재적 의미를 함께 음미할 때 그 의미가 배가된다. 사회와 국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고, 전공도 정치외교고, 그에 대해서 배우는 것도 더 많아지다 보니 이제 웬만한 영화 역시 표면적 비주얼과 내용보다 이면에 담긴 감독의 의도를 더 중점적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점에서 는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것이 많다. 개인이 강자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는 사회 구조를 극복하기란 참 힘들다. 그 개인이 약자라면 자기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당연히 그렇고, 그 개인이 강자라면 본인이 이미 그 구조의 일원이 되어 있어 구조를 깨고 나오기가 곱절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이 더 문제인 이유는, ..

이것저것생각 201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