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유치원에 다녀와서 엄마가 준비해주신 간식을 먹고 잠시 놀다 보면 어김없이 텔레비전 만화영화 시간이 다가왔다. 어린 마음에 만화영화는 만사를 제쳐두고라도 봐야 할 최고의 오락거리였다. 그래서 그 시절, 평일 오후의 만화영화 ‘본방사수’는 내게 매우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매일 오후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까?’ 잔뜩 부푼 마음을 안고 만화 시작 오 분 전부터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리모컨 전원 버튼을 누르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때마다 나를 가장 먼저 반기던 건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지우와 피카츄(당시 난 디지몬보다 포켓몬을 더 좋아했다)가 아니라 광고였다. 한 차례 광고가 끝나고 오프닝이 나간 후에 광고는 다시 이어졌다. 짧지만 여섯, 일곱 살에게는 결코 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