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이지논술
취학률 문맹률 평균수명 등 고려한 남녀평등지수는 25위이지만
여성의 힘 나타내는 권한척도 53위, 한국은 아직…
21세기는 ‘3F’, 즉 Fiction(상상력), Feeling(감성), Female(여성)의 시대라고 한다. 상상력과 감성도 여성의 특성에 더 가까우니 21세기는 가히 여성의 시대가 아닐까.
그렇다면 21세기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은 어떠할까? 》
○ 출생 즈음 [100:107.4]
“짝이 남자라서 싫어요. 나도 여자랑 짝 했으면 좋겠어요.”(요즘 초등학교 교실)
2006년 한국의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7.4였다. 10년 전에는 여아 대 남아 비율이 100:111.6이었으니 상당히 개선된 셈이다. 그러나 셋째아이의 출생성비는 여전히 100:121.8로 남자아이의 출생비율이 훨씬 높다.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모든 여자 아이가 환영 받고 있지 못한 듯하다.
○ 진학 [1970년 27%→2005년 45%]
“맏딸인 저는 초등학교 졸업하고 공장에 취직해서 남동생의 학비를 벌 수밖에 없었어요.”
요즘에는 이런 일이 거의 없다. 2005년에 전체 대학생 중 여학생의 비율은 45%였다. 석사 학위자 중 45%, 박사 학위자 중에는 27%가 여자였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여자가 사대나 교대 나와서 선생님 하면 얼마나 좋아”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실제로 여대생들은 사범계와 예능계에 주로 몰리고 과학이나 공학 계열에 진학하는 일이 드물어 취업에도 불리하다. 여학생들의 전공 선택이 특정 분야에 치우치는 것은 생물학적인 차이 때문일까, 사회적 편견의 결과일까.
○ 취업 [노동시간차: -3.3 → 임금차: -36.6]
“미스 김, 여기 커피 한 잔.”
여성을 ‘직장의 꽃’으로 생각했던 직장문화는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기획실 같은 핵심 부서에는 여사원을 잘 안 보내요” 같은 이야기는 아직도 공공연하게 오간다. 같은 ‘김 대리’라도 업무나 승진에서 성차별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별은 임금에서 나타난다. 남자의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여자는 보통 63.4를 받는다. 남자의 근무시간이 100이라면 여자는 96.7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임금에 차이가 나는 것은 전문직이나 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적어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전문직이나 관리직 여성 근로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고위직 공무원의 일부를 여성으로 채용하도록 하는 여성할당제도 도입됐다. 조만간 직장에서의 성차별은 많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 결혼 [27.8세]
“결혼적령기가 있나요. 마음에 드는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가 적령기죠.”(요즘 젊은 여성들)
결혼 적령기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한국 사회의 젊은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28세에 3세 많은 남자와 결혼한다고 한다. “누난 내 여자니까”를 외치는 연하남과 연상녀 커플도 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사회가 개방되어서일까? 아니면 과잉보호 속에 자란 남성들이 모성 회귀 본능을 드러내는 것일까?
○ 출산과 가족 만들기 [1.13]
아이 없이 맞벌이하는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를 두고 맞벌이하는 듀크족(DEUKS·Dual Employed With Kids)도 자녀는 대부분 1명이다. 육아부담 때문에 딩크족이나 1명의 아이를 둔 듀크족은 계속 늘어날 것 같다. 2006년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동안 낳는 자녀의 수)은 1.13명으로, 1970년에 비해 3명이나 줄어들었다.
가사분담은 맞벌이 가정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러나 전업주부의 남편이나 맞벌이 주부의 남편이나 집안일 하는 시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결혼한 여자는 여전히 직장과 가정에서 온 힘을 다 쏟아야 하는 형편이다. 맞벌이 주부들이 슈퍼우먼의 굴레를 벗고 평등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바뀌어야 할까.
○ 60세를 넘길 즈음 [+24.32년]
60세 남자는 19.56년 더 살 수 있는 데 비해 여자는 24.32년을 더 살 수 있다. 60세 이상의 여성사망률을 100으로 두면 남성사망률은 120 정도로 출생 때와 완전히 역전된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이 꼭 행운만은 아니다. 힘들게 손자 손녀를 돌보거나 병 때문에 거동이 힘든 할머니가 많으니 말이다. 험난한 출생 경쟁을 뚫고 치열하게 살아온 이 할머니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 드려야 할까.
○ 에필로그 [53위, 25위]
한국은 여성의 경제적·정치적 참여, 의사결정 등 양성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여성권한척도’에서 78개국 중 53위를 차지했다. 반면 남녀간의 취학률, 문맹률, 평균수명 등의 차이를 고려한 ‘남녀평등지수’는 140개국 중 25위였다. 이는 국내 여성들이 평등한 삶을 위한 조건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사회적으로는 차별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 10위 이내의 경제대국이 되려면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고 한다. 한국의 미래는 여성에게 달려 있다. 여성들, 그리고 여성들을 누이와 아내로 둔 남성들 모두 한 단계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끝>
취학률 문맹률 평균수명 등 고려한 남녀평등지수는 25위이지만
여성의 힘 나타내는 권한척도 53위, 한국은 아직…
21세기는 ‘3F’, 즉 Fiction(상상력), Feeling(감성), Female(여성)의 시대라고 한다. 상상력과 감성도 여성의 특성에 더 가까우니 21세기는 가히 여성의 시대가 아닐까.
그렇다면 21세기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은 어떠할까? 》
“짝이 남자라서 싫어요. 나도 여자랑 짝 했으면 좋겠어요.”(요즘 초등학교 교실)
2006년 한국의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7.4였다. 10년 전에는 여아 대 남아 비율이 100:111.6이었으니 상당히 개선된 셈이다. 그러나 셋째아이의 출생성비는 여전히 100:121.8로 남자아이의 출생비율이 훨씬 높다.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모든 여자 아이가 환영 받고 있지 못한 듯하다.
○ 진학 [1970년 27%→2005년 45%]
“맏딸인 저는 초등학교 졸업하고 공장에 취직해서 남동생의 학비를 벌 수밖에 없었어요.”
요즘에는 이런 일이 거의 없다. 2005년에 전체 대학생 중 여학생의 비율은 45%였다. 석사 학위자 중 45%, 박사 학위자 중에는 27%가 여자였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여자가 사대나 교대 나와서 선생님 하면 얼마나 좋아”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실제로 여대생들은 사범계와 예능계에 주로 몰리고 과학이나 공학 계열에 진학하는 일이 드물어 취업에도 불리하다. 여학생들의 전공 선택이 특정 분야에 치우치는 것은 생물학적인 차이 때문일까, 사회적 편견의 결과일까.
○ 취업 [노동시간차: -3.3 → 임금차: -36.6]
“미스 김, 여기 커피 한 잔.”
여성을 ‘직장의 꽃’으로 생각했던 직장문화는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기획실 같은 핵심 부서에는 여사원을 잘 안 보내요” 같은 이야기는 아직도 공공연하게 오간다. 같은 ‘김 대리’라도 업무나 승진에서 성차별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별은 임금에서 나타난다. 남자의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여자는 보통 63.4를 받는다. 남자의 근무시간이 100이라면 여자는 96.7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임금에 차이가 나는 것은 전문직이나 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적어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전문직이나 관리직 여성 근로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고위직 공무원의 일부를 여성으로 채용하도록 하는 여성할당제도 도입됐다. 조만간 직장에서의 성차별은 많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혼적령기가 있나요. 마음에 드는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가 적령기죠.”(요즘 젊은 여성들)
결혼 적령기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한국 사회의 젊은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28세에 3세 많은 남자와 결혼한다고 한다. “누난 내 여자니까”를 외치는 연하남과 연상녀 커플도 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사회가 개방되어서일까? 아니면 과잉보호 속에 자란 남성들이 모성 회귀 본능을 드러내는 것일까?
○ 출산과 가족 만들기 [1.13]
아이 없이 맞벌이하는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를 두고 맞벌이하는 듀크족(DEUKS·Dual Employed With Kids)도 자녀는 대부분 1명이다. 육아부담 때문에 딩크족이나 1명의 아이를 둔 듀크족은 계속 늘어날 것 같다. 2006년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동안 낳는 자녀의 수)은 1.13명으로, 1970년에 비해 3명이나 줄어들었다.
가사분담은 맞벌이 가정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러나 전업주부의 남편이나 맞벌이 주부의 남편이나 집안일 하는 시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결혼한 여자는 여전히 직장과 가정에서 온 힘을 다 쏟아야 하는 형편이다. 맞벌이 주부들이 슈퍼우먼의 굴레를 벗고 평등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바뀌어야 할까.
○ 60세를 넘길 즈음 [+24.32년]
60세 남자는 19.56년 더 살 수 있는 데 비해 여자는 24.32년을 더 살 수 있다. 60세 이상의 여성사망률을 100으로 두면 남성사망률은 120 정도로 출생 때와 완전히 역전된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이 꼭 행운만은 아니다. 힘들게 손자 손녀를 돌보거나 병 때문에 거동이 힘든 할머니가 많으니 말이다. 험난한 출생 경쟁을 뚫고 치열하게 살아온 이 할머니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 드려야 할까.
○ 에필로그 [53위, 25위]
한국은 여성의 경제적·정치적 참여, 의사결정 등 양성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여성권한척도’에서 78개국 중 53위를 차지했다. 반면 남녀간의 취학률, 문맹률, 평균수명 등의 차이를 고려한 ‘남녀평등지수’는 140개국 중 25위였다. 이는 국내 여성들이 평등한 삶을 위한 조건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사회적으로는 차별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 10위 이내의 경제대국이 되려면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고 한다. 한국의 미래는 여성에게 달려 있다. 여성들, 그리고 여성들을 누이와 아내로 둔 남성들 모두 한 단계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끝>
자료: 통계청 ‘통계 속의 재미있는 세상이야기’(개정증보판)
구정화 경인교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