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생각

나만의 사이버 세상, 설치형 블로그의 세계 속으로~

Super:H 2008. 7. 5. 13:21

이 글은 내년 2월에 발행하는 저희 학교 교지에 특집 기사로 실리게 되는 글입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위해 원본에서 일부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2008.7.28. 16:19 추가 : 기사에서 설치형 블로그를 '독립형 블로그'로 잘못 표기했습니다.
그 외에도 일부 자잘한 문법 오류를 수정한 수정 최종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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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자의 취향에 따라 겉모습은 물론 내용까지 다양하게 채울 수 있는 블로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용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전제로 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인 ‘웹 2.0’ 시대가 열리면서 단순히 인터넷을 사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정보를 생산하고 다른 인터넷 사용자들과의 더 활발한 교류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 전문 검색 엔진인 ‘테크노라티(Technorati)'에 등록된 블로그가 7천1백만 개 이상이라고 하니, 블로그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다.

블로그(Blog)는 인터넷 연결망을 뜻하는 웹(Web)과 기록을 뜻하는 로그(Log)의 합성어이다. 블로그라는 단어 자체가 웹 상에서 스스로가 가진 느낌이나 품어오던 생각, 알리고 싶은 견해나 주장, 새로 알게 된 정보 등을 일기처럼 차곡차곡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용자가 의견을 공유하는 게시판과는 달리 블로그는 대부분 한 사람이 운영하기 때문에 ‘1인 미디어’라고 불리기도 하고, 그 점이 블로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로그는 전 세계의 인터넷 사용자가 운영할 수 있고 누구나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양에 비해 직접 참여는 많지 않았던 기존의 인터넷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포털(네이버나 다음 등 검색 엔진 기능과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대형 인터넷 사이트)에서 부가 서비스로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나 싸이월드 등의 미니홈피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이것은 블로그 본연의 역할을 100% 수행할 수 없다. 포스트 내용이나 형식, 블로그 외형을 결정하는 HTML을 사용자 마음대로 바꿀 수 없어 자유로운 관리를 할 수 있는 블로그가 포털의 운영 방식에 매여 있는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려면 개인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거나 완전 독립형 블로그를 만들어야 한다. 인터넷 상의 모든 웹페이지를 구성하고 있는 ‘인터넷 언어’ HTML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사용자라면 개인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최근 HTML이 XHTML이라는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바뀌면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직접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은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대부분의 사용자를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설치형 블로그’이다. 설치형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티스토리(http://www.tistory.com)나 이글루스(http://www.egloos.com) 등의 사이트에서는 블로그를 쉽게 개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후 HTML을 사용자가 직접 수정할 수 있도록 한다. 블로그에 필요한 최소한의 틀을 제외한 모든 부분들을 사용자의 취향대로 바꿀 수 있게 ‘허가’해 주는 셈이다.

 

글로만 보면 설치형 블로그가 어렵고 딱딱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블로그는 꾸준히 운영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마음만 있다면 어렵지 않다. 기반을 제공하는 설치형 블로그 사이트에 접속해서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블로그를 직접 만들 수 있고, 다양한 주제의 포스팅(글을 올리는 것)을 통해 개성이 넘치는 ‘나만의 사이버 공간’을 꾸며 나갈 수 있다.

설치형 블로그는 말 그대로 ‘독립’된 공간이기 때문에, 블로그 이름은 물론 블로그 주소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다. 블로그 주소를 통해 블로그에 접속하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인 ‘스킨’도 HTML 수정을 통해 무궁무진하게 바꿀 수 있고, 운영 방식이나 블로그에 올라가는 내용도 아무 제약이 없다. 운영자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다양한 블로그를 만나 보자. 기반을 제공한 사이트는 모두 같지만 확연히 다른 여러 블로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로거(블로그 운영자)는 설치형 블로그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HTML이 뭔지 잘 모르는 완전 초보 사용자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다양한 블로그의 모습을 만들 수 있다. 설치형 블로그를 만든 후 보이는 ‘Admin' 또는 ’관리자‘ 라는 링크를 클릭하면, 블로그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메뉴로 연결된다. 그 곳에서 사용자는 다양한 글과 그림을 담은 포스팅에서 블로그 환경설정, 스킨 변경까지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고? 그럴 땐 사이트의 도움말이나 해당 사이트에서 다른 블로거들이 포스팅한 내용을 참조하면 된다. 10분만 더 투자해도 훨씬 더 마음에 드는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설치형 블로그는 단순히 운영하는 한 개인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설치형 블로그하나 하나는 드넓은 ‘정보의 바다’에 퍼져 있는 음악,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를 다수의 누리꾼(네티즌)들에게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또, 다수의 설치형 블로그가 모여 여러 우물을 조금씩만 파거나 한 우물만 깊게 파서 누리꾼들에게는 무용지물인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막고 ‘여러 우물을 깊게’ 파서 누리꾼들이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항상 도움이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정보의 바다’를 만들어 내게 된다. 나아가 ‘블로거들의 촛불문화제’(http://www.sealtale.com)처럼 정보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사이버 캠페인을 벌이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설치형 블로그가 넓은 범위에서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블로거나 블로그 운영 계획이 있는 예비 블로거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인 ‘웹 2.0’을 이루는 주춧돌이자 인터넷 발전의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블로그, 특히 블로거의 정성이 더 필요한 설치형 블로그 운영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블로그 운영의 주체는 그 블로그의 주인인 만큼, 아무리 기반이 제공되고 쉽게 관리할 수 있다고 해도 주인이 블로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 블로그는 인터넷 공간만 차지하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될 것이다. 또, 겉모습에만 치중하고 블로그의 기본인 로그, 즉 포스팅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그 블로그는 ‘속 빈 깡통’에 불과하다. 보기도 좋고 쓸모도 많은 블로그를 만들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속 블로그에 들어가서 글 몇 개씩 쓰는 게 뭐가 어렵겠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꾸준한 생각이라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다 보면 컴퓨터를 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고, 컴퓨터를 켰더라도 손이 가는 블로그보다는 우선 재미있는 만화나 게임을 먼저 찾게 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설치형 블로그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면 가장 먼저 뜨는 홈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로 설정해 놓는 정도의 작은 정성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자신의 블로그를 조금씩이라도 키워 간다면, 어느 순간 보면서 ‘아, 벌써 이렇게 풍성한 블로그가 되었구나!’ 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를 직접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진다면, 억지로 블로그를 만들 필요는 없다. 잠깐 여유를 찾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오히려 더 피곤해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블로거들의 블로그 내용을 감상하는 것은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직접 블로거가 되지는 않더라도, 설치형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더 충실하고 더 깊은 포스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고, 평상시에 많이 접하지 못했던 양질의 사이트를 알게 되어 열린 ‘인터넷 마인드’를 키울 수 있으며, 많은 블로거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면서 자신의 생각도 다듬을 수 있다. 아울러 더 좋은 포스팅을 위한 도움말이나 더 아름다운 블로그를 만들 수 있는 팁도 찾을 수 있고, 컴퓨터 좀 그만 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보기 좋게 피할 수도 있다. 어머니의 집안일에 도움이 되는 생활 정보를 설치형 블로그에서 찾아 드린다면, 어머니는 아마 잔소리가 아닌 칭찬을 하실 것이다. 게다가 좀더 효율적인 여가 생활도 즐길 수 있으니, 설치형 블로그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일석 삼조, 아니 일석 십조도 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수많은 효과에 놀라게 되는 때에, 당신은 이미 ‘파워 블로그 유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블로거 한 명 한 명의 자유로운 작은 세계인 설치형 블로그 속에는 이렇게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물론 설치형 블로그의 세계에 빠져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가 된다면 더더욱 보람이 있겠지만, 작지만 풍성하고, 약해 보이지만 속은 강한 설치형 블로그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좋은 내용은 더 많은 설치형 블로그, 그 곳에 숨겨진 ‘모래 속의 진주’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조금은 힘들어도 언제나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