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생각

비스타 쓰는 까닭은

Super:H 2008. 1. 29. 21:14
<출처: 조선일보>

한국MS
“300만 카피 판매…오는 4월 한글판 SP1 출시”

장홍국 한국MS 비즈니스 및 마케팅 본부 이사는 오는 30일 윈도 비스타 운영체제 일반 출시 1주년을 맞아 28일 오후 진행한 설명회에서 “윈도 비스타로 갈아타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이라고 역설했다.

장홍국 이사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가 확 달라졌고 각종 기능들이 운영체제에 통합되어 있지만, 일차적으로 비스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이라며 “5년 전에 전 국가적으로 PC들이 다운된 적 있고, 지금도 안전지대라고 보고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 시대에 운영체제 보안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젠 익명의 개인 PC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되는 ‘좀비 PC’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며 “윈도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 때문에 보안 기능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윈도 비스타는 출시 첫 6개월 동안 MS가 출시한 운영체제 중 보안 관련 문제가 가장 적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는 이날 발표 자료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운영체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빌게이츠 MS 회장이 윈도 비스타 출시를 발표하고 있다. / MS 본사 제공


윈도 XP 프로페셔널과 윈도 비스타 얼티미트 / MS 본사 제공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진행된 윈도 비스타 일반 출시 행사 / 한국MS 제공


윈도 비스타 동작 화면 / 한국 MS 제공
사용자 계정 컨트롤(UAC) 기능이나 ‘윈도 디펜더’ 등은 MS가 비스타에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보안을 강조했다는 것을 한 눈에 볼 있는 부분이다.

제프리 존스(Jeffrey R. Jones) 최근 조사 자료에 따르면 윈도 비스타의 악성 소프트웨어(말웨어) 감염율은 윈도 XP SP2에 비해 60% 줄었다. 특히 한국MS는 일부 국내 블로거가 올린 비스타 리뷰를 인용, “일부러 방치해도 몇 개월 동안 악성코드 하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윈도 XP는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 만들었던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비스타는 XP를 뛰어넘어 안정적인 운영체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발했기 때문에 단순한 디자인 변화 이상의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이사는 “XP도 SP2가 출시 된 후에서야 안정화됐다고 평가받았고, 심지어 SP2가 출시된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며 “지금은 XP가 가진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SP2’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3년 전 구입한 윈도 XP 탑재 PC에는 무리일 수 있지만, 1~2년 전 산 PC는 무리 없이 설치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비스타 SP1 출시돼도 급격한 호환성 변화 없을 것”

한국MS는 28일 지금까지 국내에서 윈도 비스타가 약 300만 카피(라이선스 기준)가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1억 카피 이상 팔렸다. 이는 새로 출시되는 PC의 70%에 윈도 비스타가 탑재되어 있는 셈이다. 또 한국MS는 오는 4월 윈도 비스타 한글판 서비스팩 1(SP1)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프로그램 호환성의 경우 ▲톱 50 상업용 소프트웨어 호환성 확보 완료, ▲국내 대부분 소프트웨어 현 버전 및 전 버전 지원 완료, ▲게임 톱 50 중 4가지 이외에 지원 완료 등 성과를 거뒀다. 관계자는 “물론 근본적으로 비스타에서 동작하던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퍼펙트하게(완벽하게) 동작한다고 보기에는 힘들겠지만 동작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서비스와의 호환성은 ▲출시 6개월 전부터 포털 및 보안업체 지원, ▲금융기관 호환 완료(금감원), ▲톱 1000 웹사이트 대부분 지원 완료(97% 호환성 확보) 등을 이끌어 냈다.

오는 4월 출시할 계획인 한글판 SP1에 대해서 그는 “SP1은 지금까지 선보인 패치를 패키지로 묶어 출시하는 것”이라며 “약간 상승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호환성이 확 달라지거나 화면이 확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MS와 계약을 맺고 있는 전 세계 완제품 PC 제조사는 약 200여 곳이다. 이들은 오는 6월부터는 윈도 XP를 탑재한 PC를 팔 수 없다. 통상적인 MS 제품 정책에 따라 윈도 XP가 단종 되기 때문이다. 특별한 목적으로 기업에 납품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새로 출시되는 윈도 XP 기반 컴퓨터는 없다는 뜻이다.

관계자는 “지금도 삼성에서 출시하는 PC의 80%에는 비스타가 탑재되고 있다”며 “곧 비스타 탑재 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서 비스타 표준 채택한 곳 없어…조바심 내지 않는다”

기능 설명에 나선 이석현 한국MS 부장은 “XP를 사용하던 불편한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시작버튼 하단에 있는 ‘검색’ 창을 통한 각종 기능 직접 접근, ▲문서내용 썸네일로 미리보기 기능, ▲검색 결과 가상폴더 관리, ▲IPTV와 유사한 MS 미디어센터(국내 서비스 4월 출시 예정), ▲무비메이커 및 자녀보호 기능 기본 제공 등이다.

최근 문제로 떠오른 기업 고객 확보 문제에 대해서 그는 “현재 팔린 것은 상당수 개인 고객”이라며 “기업에 얼마나 팔렸고, 소비자가 얼마나 쓰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지만, 비스타를 전사적인 표준 운영체제로 선언한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기업은 업그레이드 권한을 가진 포괄적인 ‘볼륨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한다고 소프트웨어 구입비용이 더 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라이선스 중에는 일정 기간 동안 MS 운영체제 버전을 자유롭게 골라 쓸 수 있는 포괄적인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기업들에게 새 운영체제로 모두 교체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며 “국내 최대 은행 중 한 곳 역시 운영체제 표준을 최근에서야 XP SP2로 바꿨을 정도로 변화가 더디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통 기업들이 3~4년 만에 운영체제를 바꾸는데, 그나마 2~3년은 복수 운영체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조바심을 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라”

한편, 이날 설명회에 이석현 부장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경시하는 한국 상황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여 관심을 받았다.

그는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모두 해결됐지만) 은행에서 사용하던 키보드 보안 소프트웨어도 ‘돈이 더 든다’는 이유만으로 비스타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상당 기간 머물러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윈도 비스타가 출시되면 업그레이드 수요를 노린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큰돈을 벌 것이라고 했는데, 이와 달리 어려운 곳은 중소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라고 했다.

실제로 와이드 LCD 모니터나 시스템 메모리, 중앙처리장치 등 주요 주변기기의 업그레이드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큰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드웨어에는 투자를 하면서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는 투자하지 않는 한국 기업들의 시각이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는 지적이다.

[서명덕 기자 mds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