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크리스마스에 얽힌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하나 갖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3년 전 오늘, 그러니까 제가 4학년 때 크리스마스 이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때 저희 가족은 한 음식점에서 성탄절 기념 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어린 마음에 저는 사실 외식을 한다는 사실보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더 들떠 있었죠.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서 대화를 나누시는 걸 잘 듣고 있다가
대화가 잠깐 끊긴 시점에 타이밍을 잘 맞춰 선물 이야기를 꺼냈죠.
"엄마, 아빠, 나 이번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게임기 사 주면 안 돼?"
당시 그 게임기는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어 꽤 비쌌고,
부모님께서는 제게 게임기의 가격을 물으시더니 너무 비싸다며 거절하셨습니다.
저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큰 충격을 받아 울먹울먹거리며
"알았어.. 그럼 다른 거 하지 뭐.." 하며 포기하였습니다.
그 모습에 부모님께서는 마음 아프셨는지,
그 날 저녁에 게임기를 사 주시기로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저는 너무나 좋았고, 그 마음이 혹시 다시 돌아설까봐
"게임기랑 같이 필요한 게임팩은 산타할아버지한테 부탁해야지~~" 라며 방방 뛰었습니다.
그 때!! 아빠의 결정타(!!)가 날아왔습니다.
"야, 이 세상에 산타가 어딨냐?"
그게 뭐가 결정타냐구요? 사실 저는 그 때까지 산타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었었거든요.
그 환상이 눈앞에서 무너져 버렸으니, 당시 어린 제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겠습니까.
그래서 그 해 크리스마스는 머리맡에 선물이 없는 첫 크리스마스가 되었고,
다행히 저는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도 자라 이제는 "선물 같은 거 필요 없어~" 하는 정도가 되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그 추억은 지금도 제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