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5

영화 <부산행> 평론: 무능한 국가, 녹록지 않은 현실, 그러나 다시 인간성

​*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 2: 사회과학도로서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쓰는 평론입니다. (그래서?) 좀 길기도 합니다. 0. 이 영화에 좀비가 나온다는 것은 다들 알 터인데, 정작 왜 좀비가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고 KTX에까지 침투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되어 있지 않다. 물론 설명이 나오기는 하는데, 1에서 볼 주제와 그 설명이 상당 부분 연결된다는 - 연결되어야 -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설명이 2-3분 정도는 더 자세하게 나올 필요성이 있다. 다만 이 영화의 프리퀄 이 곧 개봉한다고 하니, 의 흥행을 염두에 둔 감독이 '에서 마저 얘기할테니 보러 오세요!'라는 의도에서 에는 일부러 나머지 설명을 누락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앞으로의 평은 모두 이 가정에 기초해 있음을..

이것저것생각 2016.08.05

전작권 환수 재연기? 정세 불안 탓 말고 명확히 매듭지어야

원래대로라면 2012년에 환수하기로 했던 전시작전권 환수가 지난해 2015년으로 연기된 데 이어 그제엔 아예 무기한 연기돼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시작전권은 실제로 전쟁이 났을 때 군사작전의 질과 성공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또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작권을 2015년에 반드시 환수하겠다고 한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문제를 삼고 있지만 국가안보와 직접 연관된 이런 문제는 '그냥 공약이니까'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있다. 만약 우리 군이 전시작전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을 정도로 아직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면, 그건 각종 비리에 물든 탓에 불량인 장비가 너무 많고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성범죄와 가혹행위 등..

이것저것생각 2014.10.25

뭇 백성들의 눈물로 얼룩진 조선 후기의 현실을 되새기다:《여울물 소리》를 읽고

여울물 소리 저자 황석영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11-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야기꾼 황석영이 들려주는 ‘19세기 이야기꾼’의 삶!한국 문학... 글쓴이 평점 "이야기꾼 이야기를 쓰겠다고 작정하고, 처음에는 19세기쯤에 갖다놓고 그냥 허황한 민담조의 서사를 쓰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우리네 그맘때의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올해는 대선까지 있어서 더욱 실감할 수 있지만, 돌이켜보면 '근대적 상처'의 잔재가 지금도 우리 속에 내면화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황석영, '작가의 말' 중 (《여울물 소리》 p.491) 이 이야기는 담담하게 전달되어 더욱 아픈, 19세기 말 스러져가는 모순덩어리 조선 사회와 그 사회에 맨몸으로 부딪혀야 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다. 소설은 생..

이것저것생각 2013.01.03

법의 바른 길, 법조인의 참된 길: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를 읽고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저자천정배 지음출판사강 | 2007-01-25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인권변호사 출신 정치가 천정배와 시민운동가 차병직의 진솔한 대화... 법은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면서 합의 하에 만든 생활 규범이다. 그래서 그 규범은 사람들의 생활을 질서 있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법이 오히려 힘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을 소외시키고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성문화된 규범의 형태로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법이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법은 국민들의 생활 터전과 사실상 다른 세계에서 존재한다. 그 곳에서 법은 다수의 범..

이것저것생각 2012.06.29

이맘때 국회는

지금 국회는 아주 잘 돌아간다. 연중 잡혀드는 선거법 위반 사범들의 대행진은 이제 일상이다. 서로 법안 '열심히' 처리하겠다고 국회의원들이 일터인 국회를 부수더니, 싸운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렇게 치고 받던 사람들이 골프 치러 해외에 갔단다. 평상시엔 안 하던 일 끝에 몰아서 무력으로 다 하고, 일 끝나면 마무리도 안 됐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놀러 다닌다. 우리나라 국회. 때만 되면 치고받고 싸운다. 싸우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진다. 그러고는 다시 평범한 일상 업무만 보는 평소로 돌아간다. 임시국회 폐회 철이 다가오면 다시 치고받고 싸운다. 언론의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다 받고는 다시 조용해진다. 항상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국정 진행이 이 모양 이 꼴인 건, 뜯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여당이 무슨..

이것저것생각 2009.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