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생각

조심스럽게 예측해보는 美 대선

Super:H 2008. 2. 14. 00:43

올해 미국 대선은 누가 승리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흥미진진합니다.
20여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치른 슈퍼 화요일이 지났는데도,
어떤 후보가 당 경선에서 승리를 차지해 상대 당 후보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격돌할지 불투명하죠.
그러나, 여러 요인들을 분석해 볼 때, 저는 민주당 오바마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오바마 후보의 최대 라이벌은 같은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였습니다.
경선 초반에는 힐러리 후보가 풍부한 경험과 연록을 앞세워 우위를 점하는 듯 보였지만,
힐러리 후보가 안정적인 지지층 유지를 위해 강력한 공약 없이 주춤하는 사이
오바마 후보가 새로운 지지층 확보를 위해 과감하게 새로운 공약을 내세우고
젊은 층과 흑인, 히스패닉 등의 소수 계층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 전역의 대세는 오바마 후보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오바마 후보가 슈퍼 화요일에 사실상 힐러리 후보와 비긴 후
20~30%포인트 정도의 큰 차이로 파죽의 8연승을 달리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바마 후보가 부동층 유권자와 이전 힐러리 지지자 일부를 이미 잠식한 것입니다.

또한 승리한 주의 대의원을 모두 가져가는 공화당과 달리
득표 비율에 따라 주 대표 수를 나누어 가지는 민주당의 경선 방식과
공화당 후보로 거의 확정된 후보가 71세의 매케인 후보라는 점도 오바마 후보에게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먼저, 오바마 후보는 지금까지 대부분 패배했을 때는 근소한 차로 패배하고,
승리할 때는 '확실하게' 승리했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힐러리 후보와 비교해 볼 때 대의원을 조금 빼앗기고 많이 빼앗아 왔기 때문입니다.
또, 눈에 보이는 결과뿐만 아니라 사실상 더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했던 힐러리 후보를 압박할 수 있어서
모든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적 영향, 즉 '기선 제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유리합니다.

또, 상대 공화당 후보로 매케인 후보가 거의 확정된 것도 오바마 후보에게는 더 유리합니다.
매케인 후보는 해군 비행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4년간 포로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서,
자신에게 불리하다 하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소신을 쉽게 굽히지 않으며
스스로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쉽게 폭발하고 나중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대통령, 그것도 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으로
여러분은 젊고 유연하고 성격 좋은 후보를 선출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고령이고 완강하고 다혈질인 후보를 선출하시겠습니까?
즉, 오바마 후보는 나서서 자신의 이점을 부각시키고 상대방을 깎아 내리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 상대 후보의 천성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각되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오바마 후보는 숨겨 왔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터를 닦았습니다.
따라서 그의 '대세 굳히기'는 이제부터 시작이기에, 그의 앞길은 밝습니다.
오바마 후보가 현재의 결과에 지나치게 자만해서 자신의 승리를 속단하고
이명박 당선인처럼 섣부른 언행을 하지 않고 끝까지 신중하게 레이스를 펼친다면,
민주당 당내 경선을 가뿐히 통과해서 백악관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