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생각 325

'진땀' 난 카카오톡과 화난 국민, 그 너머 검찰과 언론자유

​오늘자 카카오톡 공지사항을 봤다. 텔레그램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으로의 '사이버 망명'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현실화되자 다음카카오도 위기감을 느꼈던 모양이다.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 때 이석우 대표가 한 해명은 '법이 그러니까 우린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들렸기에, 이번에 다음카카오가 '외양간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보안 강화와 영장집행 요구건수를 포함한 투명성 리포트 발간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건 늦었지만 반길 만한 일이다. 외국 메신저 프로그램 다수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한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는 카카오톡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문제는 압수수색영장과 도청(이건 실로 어마어마한 단어다)영장을 필요 이상으로 요청하고 발부하는 검찰과..

이것저것생각 2014.10.08

어정쩡한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부쳐: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새정치연합

​세월호 특별법 관련 국회 공전이 불완전하게나마 봉합됐다. 그러나 유가족의 거듭된 반대에서 볼 수 있듯 이 문제는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못한 채 훗날 언젠가 다시 터질 뇌관을 남겼다. 그리고 새정치연합이 전략 부재 정당이라는 사실 또한 확실하게 남겼다. 이렇게 어정쩡한 합의를 결국 받을 거였으면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유가족 반대 무릅쓰고 확실하게 받았어야 한다. 그것이 전체 국민들 보기에 할 일 안 하고 장외투쟁만 계속 한다는 나쁜 인상을 안 주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만약 진상규명을 위한 정의의 투사 이미지를 유지할 거였으면 다른 법안 처리엔 일부 동참하는 한이 있어도 세월호 문제에 관해선 여당도 양보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독자적인 여론전을 확실히 폈어야 한다. 여론에 편승할 게 아니라, 새정치연..

이것저것생각 2014.10.01

민심 못 읽는 야당, 세월호 진상규명과 민생 모두 잃고 있다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정확히는 왜 그런 노후한 선박이 안전불감증 속에서 운항할 수 있었고 그 후에 공권력의 부작위로 사고 직후 골든타임을 속절없이 날려보내야만 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은 국가적으로 제2의 세월호를 막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단원고 유가족들이 원하는 형태에 준하는 세월호 특별법은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해 그 자체로 필요하며, 일각에서 나오는 법치주의 파괴 운운하는 주장 역시 근거 없음을 법률전문가들과 내곡동 사저 특검 등 전례가 증언하고 있다.그런데 그렇다고 세월호 사건을 이유로 다른 법안을 '단 하나도' 처리하지 않고 있는 지금의 국회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 했으면 세월호 특별법 논의는 계속하되 타 법안 논의도 차차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세월호..

이것저것생각 2014.08.25

이석기 등 내란음모 사건 2심 판결 선고 방청기: 절반의 애매함, 절반의 진일보

2014. 8. 11. 서울고등법원에서 있었던 이석기 등 내란음모 사건의 2심(2014노762) 판결 선고를 방청하고 왔다. 사회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사건이라서 방청 수요가 많아 응모자들 중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배부했는데,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어 판결 선고 실황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번 2심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하혁명조직 ‘RO'의 실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어 법적으로 RO의 존재 인정 불가 ▲이석기·김홍열의 내란선동 혐의는 유죄 ▲이번 사건 피고인들 모두에게 적용된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원심 판결 파기) 등인데, 재판부의 이 부분 판단과 그 이유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판결의 다른 부분 판단 및 방청 전후 든 몇 가지 생각들을 적어 소개한다. (1..

이것저것생각 2014.08.12

통합진보당, 감싸줄 수 없지만 위헌정당은 아니다: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변론 방청기

2014. 7. 22.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2013헌다1)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신청사건(2013헌사409) 제11차 변론기일을 방청하고 왔다. 여러 변론 중 한 번, 그것도 증인신문이 예정돼있는 오후 부분을 제외한 오전 부분만 보고 왔는데도 최종 선고 나오려면 11월은 돼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절차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기사로 전해지는 분위기만 대충 보고 8-9월쯤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가서 보니 검토해야 할 증거만 정부 쪽 통진당 쪽 합쳐서 3천 건이 넘는다. 아래 서술하는 대로 그 증거가 다 유의미한 건 아니지만 그 많은 증거를 어쨌든 한 번 이상 살펴보기는 해야 한다는 점에서 최종 선고까지는 시간이 좀..

이것저것생각 2014.07.22

최근 한국 정치권에 대한 단상

1. 오늘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의 새로운 대표가 뽑힐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김무성 의원의 대표 선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양강 중 하나인 서청원 의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에 딱히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당대표 선거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맞물려 당청관계에 변화가 조금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그것 자체는 좋은 일인데, 그게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일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린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 나온 후보들은 김-서 양강뿐만 아니라 나머지 후보 일곱 명도 다 하나같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했고, 지금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대표로 있는 새바위(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가 하는 일이 별로 없고, 그 '변화'를 이끌 사람들..

이것저것생각 2014.07.14

헌재, 물포발사행위의 위헌성 당당하게 지적했어야

헌법재판소는 2014년 6월 26일 재판관 6(각하):3(위헌)의 의견으로, 2011. 11. 10. 한미FTA 반대시위 해산 과정에서 서울영등포경찰서장의 물포발사행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선고하였다(2011헌마815, 결정요약문 링크). 헌법재판의 원칙상으로는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는 이미 종료되어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상황이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아,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청구가 각하되는 것이 맞는다. 그리고 이 사건 집회는 신고된 집회 장소를 벗어난 것이어서 위법이 맞기 때문에 공권력이 '적법한 집회'를 억지로 방해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적법한..

이것저것생각 2014.06.26

잇따르는 국정 실패, 朴대통령 조기 레임덕의 시작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국면 타개를 위하여 장관 7인 개각과 조윤선 정무수석을 필두로 한 참모진 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문창극 총리 내정자 카드의 파장이 워낙 큰 데다 새로 임명한 수석과 장관들도 '다른 의견도 듣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내 방식대로 굳히겠다'는 의사가 강하게 드러나는 친박 인사(조윤선 정무수석과 김명수 사회부총리는 그 정도가 특히 두드러진다)여서 별로 주목을 못 받고 있다. 오죽했으면 JTBC가 "수첩 인사가 바닥났는지... 돌려막기다"라고 표현했을까. 매끄럽기는커녕 최소한의 기대치도 충족시키지 못했던 세월호 사고 처리 과정 (및 그것보단 훨-씬 부차적인 문제지만 지지부진한 구원파 수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조짐은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불거진 일련의 인사 파동 - 사실 ..

이것저것생각 2014.06.13

JTBC 삐딱하게 보기 +α: 더 균형잡힌 언론지형을 위한 합리적 의심

JTBC가 손석희 보도국장 영입 이후 (그리고 그 이전에도 종편 중에서는 그나마) 방송뉴스 면에서는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 언론지형에서 돋보인다. 하지만 그 위에 있는 게 결국은 삼성이라는 점에서, 이게 진정 의미있는 변화가 맞는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른다. JTBC가 잘 한다고 해서 보수 성향 언론사만으로 구성돼 있는 종편의 근본적 문제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JTBC의 이른바 '진보적'(보수언론이 다루지 않는 걸 다룬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보도가 빛난다고 해서 인권이나 복지, 처럼 진보적 이슈에 소극적인 삼성의 태도가 바뀐 것도 아니다. JTBC는 그 부분이 비판받을 만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거대자본이 자신들의 약점을 '물타기'..

이것저것생각 2014.05.11

세월호 유족들 청와대행에 경찰력 동원한 정부, 비판이 두렵다면 믿음을 달라

*모든 논의 이전에, 세월호 사고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그리고 희생자 유족분들과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생존자 여러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청와대를 가서 대통령을 보겠다는 유족(이제 사실상 생존 가능성이 없으니 안타깝지만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것 같다)들의 답답함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장의 잘못을 고려하더라도 해경은 초동대처가 늦었고(몇 분 늦은 것이지만 이런 긴급상황에선 그 몇 분이 생사를 가른다), 법정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우왕좌왕했고, 법정기구가 잘 못 하니까 임시로라도 빨리 수습해보려고 설치한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대책본부는 지휘체계 최상층을 분산시켜 빠른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건 이미 끝난 상황이..

이것저것생각 201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