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3

정경심 교수 제1심 판결의 (조금 다른) 형사소송법적 함의

판결 선고 후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정경심 교수 제1심 형사재판 판결문을 읽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23. 선고 2019고합738등 판결). 공소사실과 혐의가 많아서 판결문이 570여 쪽에 달해, 읽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판결문을 읽어본 결과 상급심에서 유무죄 판단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고, 다만 인정된 공소사실에 비해 선고형이 이례적으로 중한 것은 사실이어서 양형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판결 선고 소식을 접한 후 판결문을 읽기 전에 상급심에서 동양대학교 강사휴게실에 방치돼 있던 조국 교수-정 교수 소유 데스크톱PC 2대의 증거능력이 가장 유력한 쟁점으로 다투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해당 쟁점은 실제로 제1심 판결문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 것이 사실이나, 상급심에서 제1심 판단..

이것저것생각 2021.01.16

통합진보당, 감싸줄 수 없지만 위헌정당은 아니다: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변론 방청기

2014. 7. 22.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2013헌다1)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신청사건(2013헌사409) 제11차 변론기일을 방청하고 왔다. 여러 변론 중 한 번, 그것도 증인신문이 예정돼있는 오후 부분을 제외한 오전 부분만 보고 왔는데도 최종 선고 나오려면 11월은 돼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절차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기사로 전해지는 분위기만 대충 보고 8-9월쯤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가서 보니 검토해야 할 증거만 정부 쪽 통진당 쪽 합쳐서 3천 건이 넘는다. 아래 서술하는 대로 그 증거가 다 유의미한 건 아니지만 그 많은 증거를 어쨌든 한 번 이상 살펴보기는 해야 한다는 점에서 최종 선고까지는 시간이 좀..

이것저것생각 2014.07.22

아무리 '종북'이어도 내란은 다른 문제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1심 판결에 부쳐

정치적 성향 그 자체는 비판 내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상의 자유로 보호돼야 할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치를 옹호하는 사람에 대해서 비판할 때, '그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문제다'라는 게 아니라 '그 생각은 인륜과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고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문제와는 별개로 나는 분단국가라는 현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국보법이 필요악이고,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반할 수 있는 부분을 개정해야 하지만 부분적으로 존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가폭력의 수단으로 오남용되지 않는다는 전제는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고 그 전제는 어떤 이유로도 부정돼서는 안 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통진당 사건 피고인들의 국보법 위반 유죄에는 동의하는 바..

이것저것생각 201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