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

국회의원-대통령 간 권한쟁의심판청구 각하한 헌재 결정의 정치적 함의

* 2013헌라3 (헌법재판소 2015.11.26. 선고) 결정요지 보기 '정치의 사법화' 내지는 사법적극주의의 한계를 설정했다고 볼 수 있는 11월 26일자 헌재 결정이 나왔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간 갈등은 누가 봐도 국회 의결이 필요한 사항인데 대통령이 국무회의만 거치게 했거나 2009년 미디어법 파동 때처럼 표결 과정에서 명확한 절차적 위법이 있지 않는 이상 법원이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갈등이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법률 또는 행정조치의 내용에 대한 시대적 합목적성을 판단함으로써 정치적 사안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그것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직접' 구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헌재나 대법원이 위헌을 선언하고 무효화한 법률이나 행정조치라고 하더라도 국회나..

이것저것생각 2015.11.27

오바마 이민개혁 행정명령 연설에서 한국 법치의 위기를 읽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 생활 기반을 미국에 두고 있는 장기 불법체류자들에게 일시적 합법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을 공포했다. 이 행정명령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지만, 이를 공포하는 연설을 하면서 오바마가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보다 큰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그 함의를 확장해서 우리나라 법치—법에 기초한 정치—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이번 행정명령이 이민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미국 보수층 및 우리나라 일부 언론의 태도는 그의 이번 조치를 의도적으로 곡해하는 것이다. 오바마는 스스로 이번 조치가 그들을 "사면"해 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불법이민자들을 무조건 허용하겠다고 하지 않았다. 이는 행정조치를 내놓으며 그가 한 15분..

이것저것생각 2014.11.23

민주당, 정말 공당 기능을 상실하려는가

의회와 의회주의 부분 리딩을 하다가 문득 우리나라 민주당이 공당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해진다. 지금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기존의 잘못을 보완하려고 반성을 해도 내분에 휩싸인다. 그래서 당 지도부를 중립에 가까운 사람들로 재구성해도 그 내분을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 의회 기능의 약화 자체는 사회적 의제가 워낙 전문화되고 다변화돼서 어쩔 수 없다고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그 중에서도 특히 소수당)의 궁극적 기능은 행정부의 전횡을 견제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당 내부 계파 갈등에 당력을 소모하느라 전국적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의원들이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요즘 보면..

이것저것생각 2013.05.25

미디어법, 핵심을 못 찔렀다

7월 22일, 7개월이 넘는 여야 대립 끝에 미디어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의장을 대행한 부의장의 직권상정에 대리투표 의혹까지, 법 내용뿐만 아니라 표결 과정에서의 적법성 논란까지 가중됐다. 표결 과정에서의 적법성 논란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으니 제쳐 두고, 미디어법, 즉 신문법과 방송법의 내용 자체만 잠깐 들여다 보자. 지금의 쟁점은 신문·방송 겸영이 여론 독과점을 초래하느냐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신문·방송시장 진입 전후 규제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민주당 등 야당은 규제 유뮤와 관계없이 이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미디어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민주당 입장이 더 현실적이다. 우리나라 신문 시장은 소위 '조중동', 방송 시장은 지상파 3사가 장악하고 있다. 다른 신문사나 ..

이것저것생각 2009.07.26

이맘때 국회는

지금 국회는 아주 잘 돌아간다. 연중 잡혀드는 선거법 위반 사범들의 대행진은 이제 일상이다. 서로 법안 '열심히' 처리하겠다고 국회의원들이 일터인 국회를 부수더니, 싸운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렇게 치고 받던 사람들이 골프 치러 해외에 갔단다. 평상시엔 안 하던 일 끝에 몰아서 무력으로 다 하고, 일 끝나면 마무리도 안 됐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놀러 다닌다. 우리나라 국회. 때만 되면 치고받고 싸운다. 싸우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진다. 그러고는 다시 평범한 일상 업무만 보는 평소로 돌아간다. 임시국회 폐회 철이 다가오면 다시 치고받고 싸운다. 언론의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다 받고는 다시 조용해진다. 항상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국정 진행이 이 모양 이 꼴인 건, 뜯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여당이 무슨..

이것저것생각 2009.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