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의 변호권이 형사피의자 및 피고인의 변호인조력권애서 도출되는 헌법상 기본권임을 확인하는 의미있는 결정이 나왔다(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6헌마503 결정, 결정요지 보기). 이 결정은 그에 더해 변호인의 피의자/피고인 신문과정 참여를 허용했더라도 그 참여가 실질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헌법상 권리인 변호권을 침해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수사기관, 특히 검찰에서 변호사의 역할이 헌법과 형사소송법 규정이 있음에도 실제로는 검사 - 심지어는 검찰수사관 - 에 의해 제한돼 온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있는 결정이다.

별개의견은 변호권은 변호사의 법률적 권리에 불과하고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로 판단하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에 대하여 변호사의 변호를 받을 권리가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되고 변호사는 직업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바로 그 ‘변호’를 주된 업으로 하는 자라면 피고인을 위해...서라도 변호인의 변호권은 헌법상 권리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전제는 문언상 명백하여 부인할 수 없는 바, 그 전제를 고려하면 별개의견은 다수의견보다도 논증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논리적으로 약한 해석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별개의견은 결과적으로 변호권 및 변호인조력권의 가치를 지나치게 낮춤으로써 친수사기관적 해석으로 변질될 우려도 크다.

한편 반대의견은 수사기관이 수사과정에서 변호사의 참여를 허용한 이상 그 허용의 구체적인 방식은 수사기관의 재량이라는 취지로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의 공권력행사성부터 부정하여 이 사건을 각하하자고 하나, 이는 변호인의 참여를 형식적으로 파악하여 수사기관에서의 조사 당시 변호인과 피고인이 동일 공간에 있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보는 안일한 의견이다. 반대의견은 변호인 참여 관련 결정은 형사소송법상 준항고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다고 하여 보충성 요건도 부정하고 있으나, 반대의견의 위 논리대로라면 ‘변호인의 참여를 일단 허용한 이상 변호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므로 준항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법적 판단이 가능하여 준항고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발생한다. 다수의견의 보충성 인정 논변이 바로 이 점을 지적함으로써 반대의견이 이와 같이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을 동시에 제시하는 모순을 범했음을 보이고 있다.

변호라 함은 피고인이 자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법리적 도움을 모두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변호인조력권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변호인이 선임계를 냈다고 해서 곧바로 그의 변호권이 보장된 것이 아니다. 변호인의 변호권은 조사과정에의 단순참여를 넘어 변호인이 수사기관이 피조사자에게 제시하는 수사기관의 논리와 증거를 실질적으로 반박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보장되는 것이다. 이처럼 변호사의 변호가 갖는 의미는 간단하지 않다. 변호권을 직업수행의 자유의 일부가 아닌 독자적인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파악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두텁게 보호할 이유이자 실익은 그 지점에 있다. 이 사건 보충의견이 이 점을 명확히 적시하고 있는 바, 이러한 의견은 특히 유의미하며 다수의견과 별개로 중요하게 새길 가치가 있다.

+ 여담
요지만을 소재로도 이 길이의 글이 나온다는 것은, 이 사건 결정문 전문이 더 유익한 논의를 가득 담고 있을 것임을 의미한다. 한 달 후쯤 전문이 나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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