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014년 6월 26일 재판관 6(각하):3(위헌)의 의견으로, 2011. 11. 10. 한미FTA 반대시위 해산 과정에서 서울영등포경찰서장의 물포발사행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선고하였다(2011헌마815, 결정요약문 링크). 헌법재판의 원칙상으로는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는 이미 종료되어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상황이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아,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청구가 각하되는 것이 맞는다. 그리고 이 사건 집회는 신고된 집회 장소를 벗어난 것이어서 위법이 맞기 때문에 공권력이 '적법한 집회'를 억지로 방해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적법한 해산명령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도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는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 그리고 "집회 및 시위 현장에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유형의 근거리에서의 물포 직사살수라는 기본권 침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다수의견엔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지금까지 집회 및 시위에 대한 우리나라 공권력의 대응을 보면 "집회 및 시위현장에서 물포의 반복 사용이 예상"된다고 봐야 하고, 실제 현실에서도 잊을 만 하면 물포가 등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은, "물포발사행위는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하여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는 집회나 시위에 대하여 구체적인 해산사유를 고지하고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이 사문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헌법재판소가 헌법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다. 즉, 이 사건은 첫 문단에서 언급한 원칙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헌법적 해명을 위한 심판의 이익[이] 인정"된다. '지나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국민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헌법정신을 실제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확립하고 실현하기 위해 헌법재판소가 본안 판단을 해야 할 공익적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이 필요성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가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현저하게 제한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체 또는 생명에 직접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근거규정이 법률에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경찰사무집행규칙에만 있음을 지적하는 소수의견의 법률유보원칙 위배 주장은 타당하다. 그리고 적법한 해산명령도 하지 않은 채 사람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직사살수(물포 조준사격)를 주(主)로 하는 위협적인 물포발사행위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만큼 청구인들의 집회가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것은 아니었던 만큼,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는 소수의견이 지적하는 대로 집회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서 경찰관들은 물포발사행위에 대한 과잉금지원칙을 명시하고 았는 관련 법령 규정을 정면으로 어겼다.

사실 이 점을 다수의견이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다수의견은 물포 사용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계를 법령이 규정하고 있음을 관련 법규와 대법원 판례를 들어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그 규정이 규정으로만 존재할 뿐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그 규정을 근거로 물포사용행위가 집회의 자유를 반복적으로 제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원론적 이상(理想)에만 기대고 있다. 이로써 다수의견은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가 적법하지 않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판단을 명시적으로 하지 않음으로써 사회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판단을 피해 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며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 것임을 확실히 한 소수의견의 근거가 바로 다수의견도 지켜야 한다고 인정한 그 규정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 사안에 대해 "설령 물포발사행위가 그러한 법령상의 한계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원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정하여 그에 따라 위법 여부를 판단할 문제이지, 헌법재판소가 헌법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원칙'만을 기계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소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음에도 공권력에 이른바 '거슬린다'는 이유로 무시되고 탄압받기 쉬운 국민의 소중한 기본권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여야 한다. 그 자유와 권리가 이 사안의 집회 및 시위의 자유처럼 특히 더 쉽게, 크게, 그리고 자의적으로 제한될 수 있는 것이라면 헌법재판소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헌법재판소는 소수의견이 종국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데도 다수의견과 똑같은 비중으로 결정문에 포함되는 이유를 곱씹어 보고, 향후 결정에서는 다수의견보다 타당한 소수의견의 빛이 바래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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