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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간의 두 얼굴 - EBS 제작팀, 김지송

Super:H 2010. 3. 28. 23:08

인간의 두 얼굴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EBS 제작팀 (지식채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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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는 속담에 알고 보니 과학적 근거가 있었다. ‘3의 법칙’이라고 하여, 세 명이 똑같은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그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는 심리학의 법칙이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다른 사람 세 명의 행동이라는 사소한 것이나 일상적인 상황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에 잠시 슬펐다.

그러나 내 운명은 나에게 달려 있음을 알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나약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인간 자신이다. 뒤집어 말하면, 인간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상황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느냐, 다른 사람들을 선도하느냐에 따라 인간은 나약한 방관자가 될 수도, 위대한 영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실제로 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을 바로 구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평소에 겁이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평범한 영웅들은 그저 본능에 따랐을 뿐이고 누구나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단지 겸손해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로 본능에 따랐다. ‘줌 렌즈’를 상황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위기에 처한 사람에 맞추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줌 렌즈’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덜 중요한 문제인 타인의 반응에 맞추고, 그래서 상황에 지배당한다. 줌 렌즈를 제대로 맞춘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조한다고 해서 상황에 쉽게 지배당하는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이 감춰지지 않는 이유이다. 그러나 나는 모든 사람들이 ‘줌 렌즈’를 갖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할 것이다. 모두가 상황을 지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사람마다 발현 시점이 다를 뿐 언젠가는 그것이 100%, 아니 120% 발현될 것임을, 그래서 모든 인간은 희망찬 삶을 살 수 있음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