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고등학교는 2010학년도 신입생 159명을 선발했다.
모집요강에 명시되었던 165명보다 6명이 적은 숫자였다.
이를 근거로 "올해 민사고 경쟁률은 0.8 대 1이어서
지원자들은 수준이 낮아도 모두 합격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도대체 0.8 대 1이라는 경쟁률은 어디서 나온 수치인가?
객관적인 근거 없이 민족사관고 지원자와 합격자들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0.8 대 1'의 허(虛)
2010학년도 민족사관고 경쟁률은 항간에 떠도는 것처럼 0.8 대 1이 아니다.
무시험 전형(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우선선발된 학생들은 차치하더라도
시험(영재판별고사)에 응시한 학생들만도 입학정원 이상이었고,
시험을 보고도 최종합격하지 못한 수십 명의 학생들이 분명히 있다.
필자가 아는 것만 네 명이고, 필자의 친구가 아는 다른 불합격자가 십여 명이다.
0.8 대 1, 즉 "정원미달이고 지원자가 모두 합격했다"라는 주장은 억측이며 과장일 뿐이다.

낮은 경쟁률의 실(實)
2010학년도부터 외고, 과고, 자립형사립고 등 특목고에 대한 중복지원 금지 정책이 실시되었다.
따라서 예년까지와 달리 특목고 준비생들은 어떤 특목고든 가기 위해 '모험'을 꺼릴 수밖에 없었다.
또 2010학년도부터 민족사관고는 입학 전 집중상담 제도를 통해 입학 가능성을 미리 알려주었다.
이 상담에서 합격 가능성이 낮다는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민족사관고 원서접수를 하지 않고
올해 개교하는 하나고나 기존 외고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즉, 민족사관고 진학 희망자들이 모두 원서접수를 한 것이 아니라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학생들만 복수지원 금지를 감수하고 민사고에 지원했다.
'내 실력으로 민족사관고보다 합격선이 낮은 다른 특목고에 가기는 아깝다'는
소수의 학생들만이 원서접수를 한 것이니, 표면적인 경쟁률 수치는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소수 정예' 지원자들이 경쟁한 것이기에, 지원자들의 경쟁은 지금까지보다 더 치열했다.

경쟁률은 무의미하다
경쟁률은 특정 학교의 인기를 반영하고 지원 희망자들이 합격 가능성을 판단하는 하나의 척도이다.
그러나 경쟁률이 재학생들의 수준이나 교육 과정의 우수함을 나타내는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다.
이름 모를 대학들이 중하위권 학생들의 무더기 지원으로 기록하는 수십 대 1 경쟁률이
SKY대의 상위권 학생들 수 대 1 경쟁률보다 낮다고 해서 지방대생들이 우수하다고 일반화할 수 없듯이,
학교의 입학경쟁률이 낮다고 해서 그 학교에 입학하기 쉽다거나 재학생들의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와 그 재학생들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원자들의 실력이지,
단순히 지원자 수로만 결정되는 표면적인 '몇 대 1'이라는 경쟁률 수치가 아니다.


사설(辭說)
2010학년도 민족사관고등학교 최종합격생으로서 묻는다.
정말 민족사관고 경쟁률이 0.8 대 1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왜 민족사관고를 지원하지 않았는가?
실력에 관계 없이 지원자는 다 합격했다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지원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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